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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준비기일에는 범죄 혐의에 관한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로 피고인들에게 출석 의무가 없지만 정 전 실장은 법정에 출석했다. 정 전 실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함께 출석했다.
이날 검찰은 “유동규는 수사 과정에서 뇌물 공여와 증거 인멸에 관해 자백했지만 정진상은 부인했다”며 “이런 정진상의 태도로 비추어 볼 때 뇌물수수 혐의 부분의 쟁점은 정진상이 금품을 수수했는지와 그 대가, 직무관련성 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처사후수뢰죄 혐의는 김만배의 청탁을 받고 대장동 개발사업자로 민간업자들을 내정하고 선정했는지, 또 수익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부정한 특혜를 제공했는지, 이를 유동규로부터 보고받고 승인했는지, 그 대가로 김만배로부터 개발이익 가운데 428억원을 지급받기로 했는지”라고 했다.
검찰은 또 “형사1단독 재판부에서 심리 중인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관련 혐의’ 재판과 이 사건을 병합할 필요가 있다”면서 “두 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가 대부분 같기 때문에 공범으로 관여하고 중복절차 없이 병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관련 비공개 내부 자료를 민간 업자 측에 유출해 210억원 상당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와 검찰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2021년 9월 29일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에 던지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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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은 또 “이 사건의 선행 사건으로 대장동 민간사업자 재판을 검찰이 1년 이상 진행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 사건은 물증 없이 유동규의 변화된 진술을 기초로 기소한 내용만으로 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유동규 진술의 신빙성이 이 사건 재판의 쟁점”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공소장 총 33쪽 가운데 기소된 공소사실 외의 부분이 15쪽에 달한다”며 “공소장에 기재된 유흥주점 향응수수, 불법 선거자금 마련 등은 피고가 한 번도 재판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확정적인 범죄자인 것처럼 단정적으로 기재했다. 이는 법관으로 예단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또 “2013년 12월 위례신도시 사업자 선정 관련한 민간사업자 비공개 자료 유출 범행은 종료됐다고 봐야 한다”며 “이 사건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7년으로 이미 완성됐다. 그럼에도 무리한 법리로 공소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사건의 공소장은 피고인들이 민간사업자들과 어떠한 과정을 거쳐 유착관계가 형성됐는가에 대한 필수적인 내용”이라며 “공소사실 입증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또 변호인 측의 공소시효 소멸 지적에 대해 “사업자로 선정된 것만으로는 이익이 특정되지 않는다”며 “배당 이익이 부여된 시점을 최종 기소시점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 측 의견을 검토해 필요하다면 공소장 일부 내용을 축약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과 병합해 진행해달라는 검찰의 요청은 다른 재판부와 논의 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내달 2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