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었다. 역시 ‘클래식계 악동’이라할 만했다. 직설적 언행과 반항아적 면모로 일찌감치 ‘악동’ 별명을 꿰찬 피아니스트 임동혁(38)이 데뷔 20돌을 맞았다. 그는 2001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 최연소 우승 이후 퀸 엘리자베스·차이콥스키·쇼팽 등 이른바 3대 콩쿠르를 모두 석권하며 클래식계에선 드물게 팬덤을 형성해온 ‘원조 클래식계 아이돌’이다.
임동혁은 15일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데뷔 20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20대 때는 밤을 새우고도 연주를 잘했지만 40대가 되면 자기관리를 하는 사람만 살아남는 것 같다”며 “그래도 피아노를 포기 않고 계속 음악을 사랑하고, 배우려는 열망이 넘친다는 것은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점”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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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도 몰고 다녔다. 19세였던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당시 3위에 입상했지만, 편파 심사에 항의하며 수상을 거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다시 당시로 돌아간다면 (수상 거부를)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여왕이 주는 상을 거부한 음악가라는 꼬리표는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데뷔 20돌을 맞아선 슈베르트를 택했다. 지난 10일 슈베르트의 후기 피아노 소나타 20번과 21번을 연주한 6집 음반을 낸 데 이어 18일부터 전국투어에 들어간다.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성남아트리움(19일), 성남 남한산성아트홀(5월12일), 울산 현대예술관(5월13일), 서울 예술의전당(5월24일), 아트센터인천(6월1일) 공연이 이어진다.
무대는 지금도 여전히 두렵다. 그는 “아직도 무대 공포증이 심하다. 무대에 한번 설 때마다 수명이 50일씩은 줄어드는 것 같다”면서 “예민한 성격도 한몫하는데, 무대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크다. 실력만큼 발휘할 수 있게만 해준다고 해도 악마한테 영혼이라도 팔 것”이라고 했다.
“그걸 극복할 수는 없어요. 한국말에 ‘꾸역꾸역’이란 말이 있잖아요. 정말 꾸역꾸역 해왔어요. 실패 확률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매일 연습하는 거죠. 이번 앨범과 공연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으면 합니다. 많은 분의 질타나 의견들이 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