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위에 도시가 펼쳐진다면? 공원과 아파트가 있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상상이나 한 적 있는가? 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서울시장 후보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론화했다. 우 의원의 주택 공약인 공공주택 보급방안에서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프로젝트, 일명 ‘한강마루 타운하우스’다.
|
‘한강마루 타운하우스’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는 평균 차폭 40m에 총 길이 70km에 달하는 데 이 중 3분의 1인 21km 구간만 덮개를 씌우고 대지를 만들어도 24만평의 도시가 생긴다는 게 우 의원의 안이다. 한강마루에는 공공주택은 물론 원스톱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원, 마트, 문화시설이 함께 조정된다.
우 의원은 이 같은 공급안은 △토지보상비가 들지 않아 주변 땅값 상승이 없고 △단기간 조성 가능하며 △아스팔트와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는 한강 최고 요지를 녹색 공원과 문화, 이벤트가 넘치는 곳으로 탈바꿈할 수 있으며 △서울의 문화관광자원으로도 활용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강마루 타운하우스’는 공약을 위한 공(空)약일까? 여부는 실현가능성에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실현은 가능하겠지만 말처럼 ‘빠른 공급안’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
독일 베를린시는 입체·복합정비제도를 도입해 고속도로 위에 주택(슈랑겐파다 슈트라세)을 건설했다. 개발규모는 8만8000㎡의 인공대지에 임대주택 1215호를 지었다. 시가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도로 좌우면의 택지를 무상 기증하면서 사업비를 절감해 시행 가능했던 케이스다. 사업기간은 1976년부터 1981년까지 총 6년이 걸렸다. 아파트는 시 소유고 아파트 아래 터널과 도로는 연방정부 소유로 돼 있다.
이 밖에도 일본 도쿄 토라노몬 힐즈, 덴마크 코펜하겐 블록 등이 있다.
|
앞서 국토부는 2017년2월 ‘입체도로시대’라고 이름 짓고 도로와 도시·주택·건축·문화·교통을 아우르는 ‘미래형 도시건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민간이 도로 공간에서 시설을 조성하거나 소유하는 것을 허용해 입체도로 개발구역 내에서 도시를 만들고 개발이익은 환수하며 안전관리제도를 둬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했다. 다만 이 계획은 당시 민간사업자 특혜 논란과 대규모 난개발 우려 속에 더이상 실현되지는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도로공간을 입체적으로 개발해 활용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진척이 없었고 현재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라며 “다만 서울시가 진행하는 북부간선도로를 활용한 컴팩트시티는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 의원의 공약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회에 계류된 법안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로공간의 입체개발에 관한법률안과 김병욱(무소속) 의원의 도시개발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전문가는 “우 의원의 ‘한강마루 타운하우스’는 기존 서울입체도시의 확장판”이라며 “실현가능성은 있지만 단기적인 공급책으로는 볼 수 없으며 내부연한 문제나 신도시 건설에 버금가는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