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에 꽂힌 美·日 거래소들…상장 경쟁 뜨겁다

  • 등록 2017-12-06 오후 2:39:47

    수정 2017-12-06 오후 2:39:47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비트코인 이미지.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선물의 국내 거래에 제동을 걸고 나선 반면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선진국들은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일본 거래소도 비트코인 선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5일 오타 쇼조 도쿄금융거래소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1월 가상통화 관련 연구를 위한 모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타 CEO는 “정부에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법령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가상화폐가 관련법에 의해 금융상품으로 인정받으면 관련 선물을 신속히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도쿄증권거래소(JPX)의 키요타 아키라 CEO도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시킬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나온 것이다.

앞서 지난 4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오는 11일 XBT 선물로 알려진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CBOE는 거래 활성화를 돕기 위해 이달 말까지 비트코인 선물 거래에 따른 수수료도 전액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1주일 뒤인 18일 비트코인 선물상품을 상장하는 세계 최대 상품거래소인 시카고선물거래소(CME)와의 경쟁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두 거래소는 비트코인 가격이 1만1000달러선으로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통해 투자자 자금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CME는 선물 투자자로부터 35%의 높은 개시증거금을, CBOE는 33%의 개시증거금을 각각 요구할 예정이다. 이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한 선물이 청산소 불안정을 초래하고 다른 시장에 영향을 주는 디폴트를 막기를 원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미국내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뉴욕증권거래소(NYSE)까지도 비트코인 선물 도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NYSE 모기업인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의 제프 스트레처 CEO는 “(비트코인 선물 도입을) 제일 먼저 하지 않은 것이 바보같은 짓을 한 것일 수 있다”며 후회스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관련 상품을 이르면 내년 2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비트코인 선물 계약이 도입되면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게 돼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선물 거래가 시작되면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하락에 모두 베팅할 수 있다. 장중 가격 제한폭을 비롯한 리스크 관리 기준도 적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물 거래는 반대파 주장을 증명하듯 대(大)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있지만 어쨌든 비트코인이 조금씩 주류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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