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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최근 몇 년간 경기 불황으로 인해 현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쓰지 않고 있던 미국 기업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돈 풀 준비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덕에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되고 미국 경제 확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수년간 경기침체에 주가부양·직원복지에만 집중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법인세 감세, 인프라스트럭처(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 등의 공약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기대에 기업 경영진들의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확신을 갖고 설비투자나 건물투자 등 적극적으로 자본지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美기업들 돈주머니 풀 채비…금리인상도 변수 안돼
철도차량 판매 등 미국내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40%를 차지하는 독일 철강회사 클로크너는 미국내 강철을 만드는 기계 등의 설비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앞서 클로크너는 저(低)유가 시절 비용 감축 등을 위해 미국내 저장탱크와 철도차량 건설 등의 투자 계획을 연기했었다. 미국에도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는 캐나다 허스키 에너지는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26억~27억달러로 작년보다 20억달러 가량 늘린다고 밝혔다. 허스키는 주요 석유 시추 설비투자 등을 단행해 석유 생산 규모도 늘릴 방침이다. 미국 파이프라인 대기업 킨더 모건도 올해 사업확대 등을 위해 자본지출 예산을 32억달러로 늘렸다. 킨더모건은 작년 당초 43억달러로 자본지출을 책정했다가 사업여건 악화 등으로 27억달러 집행에 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자금 조달비용이 이전보다 비싸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의 자본지출 계획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지난 12월 기준금리를 1년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올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은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기스버크 률 클로크너 이사회의장은 “자금 조달에 100bp금리를 더 지불해야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200bp를 지불하더라도 여전히 조달금리는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