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위기 맞은 베이너 美하원의장…정책현안 어쩌나

국토안보부 예산안 6일까지 통과못하면 셧다운
회계연도 예산안, 오바마케어 통과도 암울
  • 등록 2015-03-02 오후 1:39:25

    수정 2015-03-02 오후 1:39:25

존 베이너 하원의장 출처:WSJ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미국 공화당 1인자인 존 베이너(오하이오주) 하원의장이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마감시한을 2시간 앞두고 임시방편으로 만든 국토안보부 임시예산안을 급하게 통과시키면서 예산안 처리 기한을 오는 6일까지 1주일 연장한 덕분에 국토안보부가 가까스로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및 폐쇄) 위기를 모면했지만 그 과정에서 공화당내 분열 조짐까지 보이면서 리더십이 크게 흔들렸다.

또한 1주일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셧다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의회가 국토안보부 예산안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이유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민정책 관련 행정명령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의회 동의가 필요없는 행정명령 단행으로 최대 50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의 추방을 유예하는 조치를 들고 나왔다. 의회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오바마의 조치가 헌법이 부여한 의회의 이민제한 권한에 도전한다고 반대하며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집행하는 국토안보부 예산안을 부결시키는 방식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이너 하원의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민법 개혁 조항으로 공방이 거세지자 당초 상원은 이민법 개혁 조항을 제외한 국토안보부 예산안 처리 기한을 3주 연장하는 법안을 하원에 넘겼고 베이너 의장은 공화당 강경파들에게 3주 연장안을 받아들일 것을 설득했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파들은 이민법 개혁 조항에 대한 처리 방안이 애매모호하다고 반기를 들면서 결국 3주 연장안은 찬성 203표, 반대 224표로 부결됐다.

이에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은 1주 임시안을 공화당에 제안했고 이를 공화당이 받아들이면서 셧다운 위기를 모면했다. 이 과정에서 베이너 의장은 아군들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찍혔다.

공화당 강경파는 여전히 국토안보부 예산안과 이민개혁 행정명령 폐지 안건을 같이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베이너 의장이 예산안 연장 기한인 6일까지도 해결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그의 정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만약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베이너 의장이 당내 강경파로부터 퇴진 압박까지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공화당 역시 미국을 겨냥한 테러 위협이 가중하는 상황에서 대 테러 당당부처인 국토안보부를 업무를 정지시킬 경우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국토안보부를 셧다운 지경까지 몰고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베이너 의장이 이번 위기를 넘기더라도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 2016회계연도 예산안, 세제 개혁안 등 베이너 의장의 리더십을 흔들 이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는 “국토안보부 셧다운 위기는 간신히 모면했지만 셧다운 위기를 몰고갔던 요인들인 강경한 공화당과 베이너 하원의장의 부족한 리더십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와 의회가 풀어야할 회계연도 예산안 통과, 부채상한 연장 등의 합의 전망을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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