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주식 351만2893주(14.01%)를 추가로 취득, 보유지분율을 29.36%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녹십자가 304만3295주(12.14%)를 매입했고, 녹십자의 특수관계인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셀이 각각 21만9598주(0.88%), 25만주(0.99%)를 확보했다.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개인투자자 이호찬씨(12.57%) 등이 보유한 주식 전량을 넘겨받았다. 녹십자셀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지속적으로 일동제약 주식을 사들였다.
업계는 녹십자가 그동안 일동제약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온 것은 적대적 M&A를 염두해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일동제약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기 전에 지주사 전환을 저지하고 M&A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일동제약은 지난해 10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회사 분할을 발표했고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일동제약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최대주주의 일동홀딩스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강화하려 했다. 하지만 녹십자가 추가 지분을 취득하면서 찬성표를 던지지 않는 한 회사 분할이 통과되기는 어려워졌다. 회사 분할이 의결되려면 전체 주주의 과반 참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녹십자는 지난 2012년부터 일동제약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보유 지분율을 15.35%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업계는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인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녹십자는 혈액제제나 백신 사업 부문을 주력으로 하고 일동제약은 복제약과 일반의약품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다.
녹십자 측은 적대적 M&A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단순투자라는 주장이다.
녹십자 고위 관계자는 “일동제약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면서 “일동제약과 원만한 파트너십을 갖고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을 뿐 적대적 M&A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임시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이 관계자는 “양사가 이익이 되는 방향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