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상욱기자] 휴일을 끝내고 맞은 6일 금융시장이 다시 한번 수급에 따라 출렁거렸다. 주식시장이 매수세력 부재를 절감하며 급락한 반면 국내 내수경기의 부진을 확인한 채권시장은 금리방향을 아래쪽으로 잡았다. 달러/원 환율은 수급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강세로 마감했다.
관심을 모았던 미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의 예상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FOMC는 `인내심`이란 단어를 `신중하게`라는 표현으로 대체하며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해소하려는 입장을 보였다.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실제 인상시기는 경기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시장이 금리와 관련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을 차단한 모습이다.
시장은 연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일단 고용과 물가 등 거시지표의 개선속도를 확인하고 가자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고용지표의 호전은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제유가의 추이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고용 등 지표개선을 통한 금리인상이 아닌 유가강세에 영향받은 물가상승 압력으로 금리인상이 이뤄진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견해다.
미국에서는 금리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저울질하기 바쁜 상황이지만 국내 경제는 아직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 모습이다. 호황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수출의 뒤를 이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소비와 설비투자의 회복세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쳤다.
한국은행은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콜금리 목표를 현재 수준으로 동결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수출과 생산이 매우 활발하지만 내수는 계속 침체"라며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내수경기 부진을 확인한 상황에서 최근 급등하고 있는 국제유가도 부담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동정세가 더욱 혼미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와중에 원유 수요증가 등의 요인이 가세하며 국제유가는 40달러를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진한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는 국내 경제상황을 감안한다면 최근 유가 움직임이 달가울 리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부담스러운 분위기는 오늘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심리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7일째 주식을 처분했고 프로그램 매물까지 가세하자 이렇다할 모멘텀이나 매수주체를 찾지 못한 주식시장은 `융단폭격`수준의 충격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52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종합주가지수는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120일선을 단숨에 뚫고 내려갔다.
주식시장이 부진하자 채권시장이 힘을 받았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은 국내 내수경기 부진에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전날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했지만 `디커플링` 주장이 힘을 얻으며 채권금리를 아래쪽으로 끌어내렸다. 다만 절대금리에 대한 부담과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경계요인으로 작용했다.
달러/원 환율은 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장초반 달러/엔의 움직임에 따라 급락한 이후 외국인들의 주식매도분 역송금 수요로 다시 급상승하는 등 수급에 좌우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수출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수출기업들의 공급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은 결국 하락세로 돌아선 채 장을 마감했다.
◇금융시장 동향
거래소 시장이 3%이상 급락하며 830대로 주저앉았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29.74 포인트, 3.43% 하락한 837.74에서 장을 마쳤다. ☞
거래소 지지선 상실 830대 추락
코스닥시장이 한달만에 다시 430선대라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코스닥 마감지수는 437.33포인트로 전장 대비 21.47포인트(4.68%) 하락했다. ☞
코스닥 한달만에 430선대로 추락
채권수익률이 조만간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한 미국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도 불구하고 국내 펀더멘털 부진이 더 크게 반영되며 하락했다. ☞
채권수익률 하락.."디커플링" 공감대
환율이 미 금리인상 우려감 완화로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인 4일보다 3.90원 낮은 1166.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
환율 사흘하락, 美 긴축우려 완화..1166.1원 마감
◇금융시장 관련 주요뉴스
▲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5월중 콜금리 목표를 현 수준인 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
"내수 살리기 위해"..콜금리목표 10개월째 동결 ☞
"2분기부터 체감 경기 개선 전망"-박승 총재(일문일답)
▲ 4월 생산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5년반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월별로는 4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
생산자물가, "아직도 오르고 있네"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4년만에 처음으로 통화정책 기조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월가는 금리인상의 정확한 시기 전망에 한창이다. ☞
고용지표가 미 금리인상 속도측정기
▲ 아시아태평양 주식 펀드에서 199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이탈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
아시아 주식펀드서 6년만에 최대 순유출
▲ 국제 유가가 1990년 이후 14년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세계 경제가 유가상승 우려에 떨고 있다. 이라크 유혈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우디 테러, 경기회복에 따른 중국·미국의 원유 수요 증가, 투기세력 가세 등이 겹쳐 유가는 또다시 38달러선을 돌파했다. ☞
유가 40달러 초읽기..오일쇼크 재연되나
▲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이 다음달 회의에서 원유 증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OPEC, 내달 회의서 증산 논의"-OPEC의장
▲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투자 거품이 초기에 꺼질수록 경제에 대한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성장을 해칠 수 있는 과격한 억제조치는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
원자바오, "과격한 과열억제책은 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