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 왕따 있다면…나한테도 우울감 전파

고려대 김진호 교수팀 학생 3644명 추적 조사
“친구의 차별 경험, 주변 학생들에게도 영향”
  • 등록 2023-02-22 오후 3:23:05

    수정 2023-02-22 오후 3:23:05

왼쪽부터 교신저자 김진호 교수, 제1저자 손혜원·장하윤 석사과정생(사진=고려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급 내 왕따가 존재한다면 그 여파가 왕따를 당하지 않는 학생에게도 전파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는 김진호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 성과를 얻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대학원 장하윤·손혜원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보건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Journal of Adolescent Health) 2월 19일자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학급 친구의 차별 경험이 다른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경기교육종단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3644명의 학생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분석 결과 학급 친구가 경험한 차별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다른 학생들의 우울감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래에 대한 애착과 학교 만족도의 저하가 영향을 미친 셈이다. 연구팀은 차별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정신건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급 내 차별문제가 발생할 경우 학교·교사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진호 교수는 “내가 차별의 직접적 대상이든 아니든 주변에 차별받는 친구가 있으면 그 부정적 효과가 나에게도 전파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차별이 만연한 한국 청소년 사회에서 더 이상 ‘나만 아니면 된다’는 안일한 태도는 사회를 더욱 아프게 할 뿐 궁극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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