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우리가 지켜줄게"…양부모 재판 첫날, 눈물바다 된 법원

13일 故 정인양 양부모 장모·안모씨 첫 공판
서울남부지법 앞 오전부터 시민들로 '북적'
"정인이 지키기 위해"…법원 찾아 '눈물'
"양모 살인죄 적용하라" 분노 최고조 올라
  • 등록 2021-01-13 오전 11:08:26

    수정 2021-01-13 오전 11:08:26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일반적인 살인이 아니라 아기를 학대하고 고문한 건데… 법정 최고형을 받아야 합니다.”

생후 1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13일 사망한 고(故) 정인(입양 전 이름)양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부모의 재판이 열리는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고(故) 정인양 양부모의 첫 재판이 시작된 13일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지나가는 호송차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이날 10시 30분부터 서울남부지법 306호에서는 양모 장모씨와 양부 안씨의 첫 공판이 시작됐다. 재판 전인 오전 9시부터 법원 앞에는 150여명이 넘는 시민이 피켓을 들고 모여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었다.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씨는 이날 오전 9시 5분쯤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호송차가 지나갈 때마다 “양모를 사형하라”고 호송차를 향해 소리쳤다. 많은 인파가 몰려 양천구청에서 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해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정인양을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고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 연차를 내고 법원에 왔다는 이경화(38)씨는 “남편과 같이 방청 신청을 했는데 당첨되지 않아서 혼자 시위라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10개월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처음 정인이 사건을 접했을 때 우느라 잠도 못자고 밤을 지샜다”며 “그 나이대 아이들이 뼈가 작고 약한데 (학대를 당했다니) 더 와닿아서 애기를 볼 때마다 정인이가 생각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동구에 사는 최경환(43)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사건을 보고 1~2주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우울감에 빠져 있었다”며 “오늘 와서 크게 소리라도 질러야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거 같아 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토끼탈을 쓰고 법원을 찾은 김지선(38)씨도 “양모가 합당한 처벌을 살인죄로 받아야 하니까 힘을 보태고 싶어서 나왔다”며 “정인이가 원고로서 자신을 죽인 사람을 오늘 마주해야되니 무섭지 말라는 마음에 토끼탈을 쓰고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반적 살인이 아니라 아기를 학대하고 고문한 것”이라며 “법정 최고형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산에서 온 김지선(38)씨는 “정인이가 자신을 죽인 사람을 마주해야 하니 무섭지 말라는 마음에 토끼탈을 쓰고 법원에 나왔다”고 말했다. (사진=공지유 기자)
시민들은 경찰과 관련 기관의 초기 대응을 비판하며 합당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최경환씨는 “무조건 사형을 바라는 게 아니라 처음 사건 발생부터 지금까지 정인이가 한 차례도 지켜지지 못한 것에 대해 합당한 벌을 주자는 것”이라며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놓친 것을 법원과 검찰에서 단죄해주길 부모로서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김모(39)씨도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든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가정이나 부모가 지켜줄 수 있다면 사회가 지켜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처벌이 가벼워서 재발되는 거라 생각한다. 법적으로 맞는 길로 나갔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시민들은 재판이 시작되고 나서도 피켓을 들고 법원 앞에서 “정인아 우리가 지켜줄게”, “양모를 살인죄로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며 재판 방청권 추첨에 813명이 응모해 15.9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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