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中견제 더 세지나…바이든, '아시아 차르' 지명 검토

급부상하는 중국 맞서 亞 동맹국 결속 강화
"오바마 때 '피벗 투 아시아'보다도 진일보"
애초 '중국 차르' 검토…中 반발 우려에 무산
  • 등록 2020-12-03 오전 11:20:38

    수정 2020-12-03 오전 11:20:38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2월 미국 LA 외곽 사우스게이트에 있는 국제학 학습센터에서 학생들이 선물한 셔츠를 들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에 맞서 아시아 지역 업무를 총괄할 ‘아시아 차르(Asia tsar)’를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시아의 높아진 위상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원회 내부 관계자 5명을 인용해 “중국과 관련된 여러 도전 과제를 처리하기 위한 자리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 차르는 급부상하는 중국에 맞서 동맹국 간 관계를 다지고 홍콩과 신장 지역 인권 침해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역할을 맡는다. ‘차르’는 러시아 황제를 뜻하는 말로 중국 굴기로부터 미국을 방어하는 일에 사실상 전권을 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아시아 차르 신설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흐지부지된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의 외교 중심축 이동)’에서 진일보한 것이라고 FT는 평가했다. 지난 4년간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며 중국을 효과적으로 압박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지역 동맹국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검토의 배경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중국에 보다 강경해진 미 의회 내 초당적 합의도 작용하고 있다.

애초 바이든 안보팀은 중국을 직접 겨냥한 ‘중국 차르’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이 오히려 강하게 반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무산됐다.

후보로는 바이든 인수위의 제프 프레스콧이 유력하다. 오바마 행정부 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중동을 담당한 그는 지난 10월 FT와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유럽연합(EU) 등 동맹국과 규합해 중국의 공격적인 도전에 대항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은 오바마 행정부보다 강경할 것이며 중국의 인권문제에 침묵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이 문제에도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차르’ 신설이 아시아뿐 아니라 전통적 우방인 유럽에도 좋은 신호를 줄 것이라는 안보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훼손한 동맹관계 복원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사결정에 참여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관료주의 폐단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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