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현대차 달러채 전쟁 막 올랐다

삼성전자 다음주 10억달러 발행 예상
현대차는 이후로 늦춰..조달금리 `초점`
  • 등록 2012-03-29 오후 6:29:16

    수정 2012-03-29 오후 6:29:16

[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올해 달러 공모채 시장의 `대어(大魚)`가 될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발행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조달금리는 일단 삼성전자(005930)의 승리가 예상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주 중 10억달러 채권 발행을 앞두고 미국에서 로드쇼를 진행했다. 다음달 6일 뉴욕증시가 휴장인 만큼 이전에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

발행금리는 미 국채 5년물(T5)에 가산금리 70~80bp 수준도 가능하다는 일부 시장 참여자들의 다소 파격적인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 기업 중 유례없이 낮은 수준이다. 최근 한국석유공사가 발행한 5년 만기 달러채권이 T5+210b인 것에 비교하면 가산금리가 약 130~140bp나 낮다. 한국석유공사와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은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A(S&P 기준). 석유공사가 공기업인데다 정부 지급보증이 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만큼 파격적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로드쇼에서 희망금리를 언급한 것은 아니어서 지금은 어디까지나 시장의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140bp 수준, 혹은 일부는 200bp 수준이 `적정(reasonable)`하다는 평가를 하는 등 기관마다 추측이 다르다.

현대차(005380)의 경우는 삼성전자 이후로 일정을 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는 3월중 발행을 염두에 두고 최근까지도 주관사들과 시장 업데이트 콜을 진행하면서 발행 시기를 조율해왔지만 미국 시장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어 발행 시기를 두고 고민해왔다.

양사의 발행금리가 비교되는 것이 불가피한데다 삼성전자보다 금리를 낮추기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성공적 발행을 기다렸다가 이를 이용해 투자자들을 설득, 발행금리를 최대한 낮춰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역시 10억달러 발행을 계획중인 현대차 또한 주변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최근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하면서 삼성전자와 신용등급 차이를 한 단계로 좁혔다. 현대차가 발행한 2017년 6월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채가 23일 현재 T5+240bp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행금리도 200bp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조달금리 차이는 채권의 `국적`이 또다른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듯 하다. 삼성전자는 `이머징마켓` 혹은 `한국물`로서가 아닌 현지 채권(domestic)으로서 발행을 준비해왔다. 발행을 주관하고 있는 IB들도 비교 대상으로 한국계 IT 기업이 아닌 IBM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 구글, 델(Dell), 시스코(Cisco), 인텔, HP 등 글로벌 기업들의 채권을 제시하며 삼성전자의 금리 수준을 책정할 계획이다.

구글의 신용등급은 AA-, IBM은 A+ 등으로 삼성전자보다 이들의 신용등급이 높지만 실적 측면에서는 삼성전자가 월등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그래프 참조)

IB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채권 발행금리에 국제채권시장 참여자들의 눈이 쏠려있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오랜만에 등장하는 채권인 만큼 예상금리를 가늠하기도 쉽지 않은 등 흥미로운 딜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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