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CXO, 여러 명이 권한 나눠야”

노조 “현재 4명에 권한 집중돼…한 명이 겸직하기도”
노사 통해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중요
29일부터 플래카드 쟁의…“응답없으면 집회도 계획”
  • 등록 2021-06-28 오후 2:42:09

    수정 2021-06-28 오후 2:42:09

네이버사원노조 공동성명이 28일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 2층에서 ‘네이버 동료 사망 사건,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 대책 요구안 발표회’를 열었다. (사진=이대호 기자)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네이버사원노조 공동성명(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은 28일 성남시 분당구 그린팩토리 2층에서 ‘네이버 동료 사망 사건,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 대책 요구안 발표회’를 열고 “견제받지 않는 경영진의 권력과 그것을 등에 업은 임원의 횡포”를 근원적인 문제점으로 짚었다.

오세윤 지회장은 “상향평가, 사내 신고 채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 한성숙 CEO와 논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문제 제기했으나 2019년부터 2년 지나도록 회사 조치가 단 하나도 없었다”고 경직된 사내 시스템에도 이번 사태의 원인을 돌렸다.

앞서 네이버는 이사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직장 내 괴롭힘 확인 사실을 전하고 일부 임원의 리더십 문제를 통감했다. 연말까지 새 리더십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새 리더십에 대해선 당장 예측은 쉽지 않다.

오 지회장은 노조가 고민 중인 새 리더십에 대해 “소수의 CXO 4명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다. 최인혁 COO(사임)가 해피빈 재단 이사장 등 겸직하고 있다”고 밝힌 뒤 “여러 명이 권한을 나눌 수 있어야 하고 아래로부터 리더십 견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서 그는 “노사가 같이 논의해야 한다”며 “사외이사를 통한 형식적 견제가 아니라 실제로 노조를 통해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경영 쇄신을 위해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실무 TF가 됐든 재발방지대책위원회가 됐든 명칭을 떠나 “회사와 논의가 계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발표회에서 노조는 ‘CXO의 권한 집중’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오 지회장은 “회사가 또 자의적인 판단하에 시스템을 만든다면 또 다른 옥상옥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어떻게 권력 독점을 해체할 것인지 노조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노조 채널은 열려 있다. 내일 당장이라도 대책에 대해서 합의를 해나갈 수 있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네이버 노조는 29일부터 ‘피케팅’을 예고했다. 네이버 본사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쟁의행위를 이어간다. 요구 조건은 최인혁 COO와 노조 조사 과정에서 괴롭힘 사실을 파악한 임원B의 해임 그리고 재발방지대책위원회의 구성이다. 오 지회장은 “피케팅에도 응답이 없다면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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