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척결에 나선 경찰은 26일 A씨의 사례를 포함해 입건한 피의자가 무죄로 풀려나지 않도록 조직적으로 이뤄진 ‘악성사기’를 중심으로 집중 수사에 나선다.
|
윤승영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은 이날 ‘전세사기 특별단속 2개월 중간수사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보증금 반환 능력 없이 ‘무자본 갭투자’에 나서는 등 전세사기 피의자의 ‘고의성’을 입증하는데 힘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전세사기 특별단속 2개월간 무자본 갭투자와 허위보증·보험 편취 등 총 163건의 범죄를 적발, 348명을 검거하고 그중 34명을 구속했다. 이번 특별단속의 검거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61명에서 5.7배, 구속 인원은 2.8명에서 12배가량 많다.
최근 전세사기 유형 중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이른바 ‘깡통전세’는 최근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윤 수사국장은 “깡통전세는 집값이 떨어질 수 있고, 선의의 임대인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던 것(고의성)을 입증하면 보증금 미반환 위반으로 입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임대인도 주의해야한다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입건자 수를 너무 많이 늘린다거나 양적인 것에 치중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전세사기 특별수사를 통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점에서 의의가 있는데 세입자도 계약서 사인 전에 임대인 과세 미납 등을 꼼꼼하게 보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찰은 집값과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집주인이 계약 만기 때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증보험이 대신 먼저 물어주는 보험사고 수사도 집중하고 있다. 윤 수사국장은 “소수의 사람들이 수백채를 갖고 피해가 발생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청은 국토부로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 등 총 1만3961건에 수사의뢰 요청 및 자료 이첩받았는데 이 가운데 6113건 23명에 대해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전세대출금을 편취한 허위 보증보험 유형이 전세사기 유형 중 가장 많았는데 은행권 심사 강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수사국장은 “허위 보증보험은 가짜임차인에 가짜계약서가 동원됐는데 실제 주택임대차 계약서상 임대인과 임차인 관계가 맞는지 등 실질적인 심사를 담당해야하는 은행에서 상당 부분 걸러지지 못했다”며 “현장실사 없이 인터넷을 통해 관련 서류를 제출해도 전세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맹점도 확인해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차후에 공문으로 정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가짜임차인도 전세사기의 공범이라며, SNS를 통해 올라오는 ‘고액알바’에 현혹되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윤 수사국장은 “SNS에 명의만 빌려주고 특정기간 안에 고수익을 벌 수 있다는 홍보글에 젊은층이 동원이 많이 되는데 결국 돈 한푼도 못받고 명의만 빌려줘 빚을 떠안게 된다”며 “이들도 가짜인줄 알면서 허위로 전세계약서를 쓰고 HUG로부터 일종의 ‘작업 대출’을 해 돈을 받아 건네준 셈이라 피해자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전세사기 범죄수익금도 기소 전 추징보전으로 범죄의지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수사국장은 “수사 진행하다가 범인이 자금을 쓸수 없는 단계가 되면 추징보전을 국고 귀속 전에 직권취소해 피해자에게 보전할 수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범죄수익을 범인이 갖지 못하도록 의지를 꺾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