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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에 로켓 120발…42명 사망 ‘피의 일요일’
1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토요일(15일) 저녁 7시부터 일요일(16일) 오전 7시까지 120발의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 중 11발은 가자지구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보유하고 있는 한 번에 여러 대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대를 목표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두 차례 공습으로 어린이 8명을 포함해 최소 43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으며 5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양측 간 충돌이 시작된 지난 10일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또 이날 보고된 사망자 중엔 1살짜리와 3살짜리 어린 아이도 있었다고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전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는 어린아이 58명, 여성 34명을 포함해 총 197명으로, 부상자 수는 1225명으로 늘어났다. 이스라엘측 사망자는 10명, 부상자는 약 200명으로 전해졌다. CNN은 “가자지구에서 펼쳐지는 공포의 풍경이 끝나질 않고 있다. 최악의 날”이라고 평가한 뒤 “구급요원들이 수색작업을 진행할 수록 사상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은 지난 7일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자, 하마스가 예루살렘 등에 로켓 공격을 가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러시아를 통해 국제사회의 휴전 제안이 있었지만, 이스라엘은 지난 12일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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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국제사회에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여론과 함께 휴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충돌 중단 방안을 위한 첫 화상 공개 회의를 소집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을 향해 “최근의 폭력 사태는 죽음, 파괴 그리고 절망의 순환을 지속시킬 뿐”이라며 “공존과 평화를 위한 희망을 밀어내고 있다. 충돌은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많은 사람이 다쳤고 너무 많은 무고한 사람이 죽었다. 그 중엔 많은 아이들도 있다.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증오와 복수가 가져오는 게 무엇인가. 상대방을 파괴해 진정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양측 간 대화를 촉구했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 프랑스, 스의스 등 세계 곳곳에서는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가 잇따랐다. 시위자들은 민간인을 숨지게 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전쟁이 아닌 학살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 국가가 반대해 안보리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가 비공개회의를 진행한 지난 10일과 12일에 이어 공개회의를 진행한 이날도 미국 반대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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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휴전 요구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상대에게 책임을 돌리며 충돌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하마스는 민간인을,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를 목표로 한다”고 주장했다.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은 무장 도둑”이라며 “우리 집에 침입해 우리 가족을 위협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워싱턴DC나 뉴욕 등지에 로켓 2900발이 떨어졌을 때 무슨 일이 생길지 그냥 상상해 보라. 우리는 국경일인 ‘예루살렘의 날’에 공격을 받았다. 어떤 국가든 자위권을 가진다. 자신을 방어할 타당한 권리다. 우리 국민의 안보와 억지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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