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중금속에 오염된 軍 토양…"오염도 조사만 하고 후속조치 안해"

군사시설 160곳 중 51곳에서 중금속 기준치 초과
기준치 대비 무려 70.5배나 많은 납 검출
국군화생방방호사, 조사 결과 통보만 하고 후속조치는 안해
  • 등록 2016-10-14 오후 3:08:42

    수정 2016-10-14 오후 3:08:4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사시설 3곳 중 1곳의 토양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서영교 의원이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로부터 제출받은 ‘군사시설지역에 대한 토양오염도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군사시설 160곳 가운데 51곳(31.8%)에서 납, 구리 등 중금속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 BTEX(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의 총칭)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납과 구리 등 중금속은 일단 몸에 들어가면 쉽게 분해되거나 배설되지 않고 몸속에 쌓여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성장기 학생들에게는 인지발달 등의 증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PH는 주로 유류에 의한 토양오염 정도를 나타내며 BTEX는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용산과 녹사평 등 유류오염이 발생한 미군기지 안팎에서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물질들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강원도 인제 지역 육군 모 부대에서는 TPH가 토양 1kg 당 2000mg 이하로 나와야 정상임에도 1만9953mg이 검출됐다. 경기도 시흥지역 육군 부대의 경우에도 납이 기준치 700mg에 비해 무려 70.5배가 많은 49,342mg이 검출됐다. 이 외의 지역에서도 벤젠 10배, 크실렌 6.7배, 구리 5배씩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금속들이 검출됐다.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과 오염물질이 검출된 52곳은 토지를 뒤집어서 공기 중으로 날려보내는 토양경작법, 토양을 세척하는 토양세정법 등으로 정화사업을 진행해 정화사업이 완료된 곳은 34곳이다. 13곳에서는 현재 정화가 진행 중이다.

서 의원은 “군 시설들이 길게는 수십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지만 실태는 극히 일부만 파악된 상태”라며 “장병들이 생활하고 있는 모든 군사시설에 대한 조사가 하루빨리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에서는 토양오염조사를 실시한 후 각 군 본부에 부적합시료에 대한 후속처리만을 통보할 뿐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군에서는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토양오염에 대한 정화활동을 실시하고 인체 유해 여부에 대한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 장병이 비무장지대(DMZ) 통문을 지키고 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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