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로 다시 불거진 시아 vs 수니파 갈등

ISIL, 이라크軍 1700명 처형 주장
美-이란, 이번주 이라크 사태 대화
  • 등록 2014-06-16 오후 4:11:55

    수정 2014-06-16 오후 4:11:55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이라크의 급진 수니(Sunni)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시아(Shia)파인 이라크 정부군을 대량학살한 것으로 알려져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뿌리 깊은 갈등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양측 종파간의 갈등은 이라크를 내전 직전의 위기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ISIL은 살라후딘주(州)로 추정되는 여러 장소에서 20~60명씩 머리에 피를 흘리거나 손이 뒤로 묶여 처형 장소로 끌려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1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리고 정부군 1700여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ISIL의 사진 유포 후 시아파의 보복 공격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치솟고 미국까지 나서는 등 국제사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사후부터 이어진 갈등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ISIL이 이라크 정부군을 처형한다며 올려놓은 SNS 사진 (사진=토러블레이드)
이슬람의 대표적인 두 세력인 수니와 시아의 갈등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632년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사망한 이후 누가 그의 자리를 승계할 것인가를 두고 시작됐다.

수니파는 아부 바크르, 우마르, 우스만, 알리 등 회의를 통해 선출된 4명의 칼리프(종교 지도자)를 합법적인 후계자로 인정했다. 이에 비해 시아파는 무함마드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만을 유일한 후계자로 정했다.

수니파는 자격을 갖춘 이들 중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자손만이 후계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도를 드리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수니파는 가슴이나 배에 손을 엇갈려 얹은 채 기도하지만 시아파는 두 손을 내리고 ‘차렷’과 비슷한 자세로 기도를 드린다.

전세계 이슬람 교도 가운데 85%는 수니파다. 나라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이집트, 예멘, 레바논,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이 수니파에 속한다.

수적으로 열세한 시아파는 이란과 이라크 등에서만 다수 종파를 형성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는 시아파가 집권하면서 수니파의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美, 사태 해결위해 이란과 손잡아 ..원유 가격↑

바그다드를 둘러싼 전운이 뚜렷해지자 국제사회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아파 맹주국인 이란이 같은 종파인 이라크를 지원하기 위해 군을 파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도 ISIL을 격퇴할 수 있도록 군사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이라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과 이번주 직접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간의 대화는 이란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한편 이라크 내전 위기가 불거지자 국제 유가도 요동치고 있다.만일 내전으로 이라크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국제 원유 시장을 강타하는 충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지난 한 주 사이 4.1% 상승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3일 106.91달러로 마무리됐다.

북해산 브렌트유 7월 인도분 역시 지난주 4.4% 상승해 이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113.4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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