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대우인터내셔날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쳤던 포스코와 롯데그룹간 `리턴매치`에 주목하면서 CJ그룹이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특히 롯데그룹의 유통업계 라이벌인 신세계그룹이 롯데를 제외한 다른 대기업들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M&A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4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포스코 롯데 CJ 등 국내 대기업 3곳이 대한통운 인수의향서(LOI)를 매각주간사측에 제출했다. 이들 3곳을 제외한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들도 LOI를 제출했으나 경쟁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계 대기업 중 LOI를 제출한 회사는 없다.
금융권에서는 포스코와 롯데의 인수의지와 자금 동원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룹내 물류사업과 시너지를 낼 목적으로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M&A(인수·합병)를 챙기고 있으며, 인수 자문단도 이미 내정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서 포스코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그룹 내 유통과 물류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포스코는 올해초 대한통운 공개매각 방침 전부터 금호아시아나측과 M&A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착실하게 M&A를 준비해왔다.
대한통운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신세계그룹은 이날 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대한통운 인수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크게 걱정하고 있고, 대한통운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에 관심이 높아 롯데를 제외한 다른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날 LOI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추후 다른 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는 제한없이 참여할 수 있다. 삼성그룹도 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매각주간사들은 이번주 내 인수 후보군을 추려 대한통운 기업 정보가 담긴 IM(투자제안서)을 발송할 예정이다. 또 이달말부터 예비입찰, 상세실사, 본입찰 등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5월 중순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한통운 매각대상 지분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각각 보유한 18.98%와 18.62% 등 총 37.6%로 최근 대한통운 주가(10만원) 기준 약 8500억원이다. 하지만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대한통운 인수 당시 주식 매입원가인 17만1000원(총 1조47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통운 주가는 매각절차가 본격화되자 지난달 24일 10만6000원에서 이날 11만500원으로 5일(영업일)간 4500원(4.24%) 상승했다.
한편 대한통운 인수 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FI(재무적투자자)와 SI(전략적투자자)가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9.64%도 동일한 조건과 가격에 사들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 FI와 SI들이 테그얼롱(Tag-along·동반매도청구권)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대한통운 매입원가 주당 17만1000원에 연 6.0~9.7%의 이자(복리)를 더해 되팔 수 있는 권리(풋백옵션)도 갖고 있어 매각절차가 마무리되면 테그얼롱과 풋백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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