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간호사 단체행동…대형병원은 아직 ‘잠잠’

간협, 대리수술 거부 등 준법투쟁 2일차
대형병원 15곳, 모두 평소처럼 평온해
'단체행동 참여 힘들 것' 회의적 주장도
간협 “아직 초기…적극적 동참 촉구”
  • 등록 2023-05-18 오후 3:57:22

    수정 2023-05-18 오후 7:39:59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김영은 수습기자] 간호사들이 100년 만에 대리수술·처방 거부 등 관행적으로 행해오던 불법의료행위를 멈추는 준법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종합병원은 아직 잠잠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이데일리가 수도권 대형종합병원 15곳을 취재한 결과 간호사들의 단체행동으로 수술 지연·진료 지연 등 의료현장에 차질을 겪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채혈 거부라던지 단체행동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관 인근에서 정부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관련 1차 대응방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준법투쟁에 혼란 예상됐지만 ‘평온’

앞서 전날 대한간호협회(간협)는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사들은 오늘부터 불법진료에 대한 의사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등 준법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간호사들은 대리처방·대리수술·채혈·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삽관·봉합 등 법적으로 규정한 간호사의 업무 범위 밖 일을 해왔다. 이처럼 불법이지만 관행처럼 해왔던 업무를 하지 않겠다는 게 간협의 설명이다.

이같은 준법투쟁으로 인해 의료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수술 보조·처방 등의 업무를 하고 있는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들까지 동참한다면 수술 지연 등의 의료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간협이 준법투쟁을 선언한지 이틀째인 이날 의료현장의 혼란은 없었다. 이날 찾은 서대문구 강북삼성병원 역시 평온한 모습이었다. 간호사들은 모두 자리를 지키며 본인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약 15명의 환자들은 본인의 진료 시간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간호사 A씨는 “내부에서 소문이 돌면 빨리 퍼지는 편인데 병원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는 들은바 없다”며 “간호본부 소속 간호사들도 근무시간 동안 간호법 관련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준법투쟁을 하더라도 PA 간호사들이 단체행동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 지역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B씨는 “간협에서 단체행동을 한다고 해서 실제로 동참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환자가 워낙 많고 일하기 바쁘다보니 간호법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18일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적십자병원 외과·정형외과 진료실 앞은 평온한 모습이다. (사진=김영은 수습기자)
간협 “아직 초기…다음주부터 본격적”

간협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준법투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간협 관계자는 “지난 17일 늦은 밤에 각 지역으로 준법투쟁 매뉴얼을 보냈다”며 “아직 이틀째이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지만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준법투쟁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의 간호사들이 준법투쟁이 아닌 총파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충분히 소통해가며 행동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협은 성명서를 내고 62만 간호인들에게 적극적인 준법투쟁 동참을 촉구했다. 간협은 “간호법을 악법으로 몰아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이르게 한 정치인들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법 업무지시에 대해 강력히 거부해달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파악하지 않았다며 추후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 등의 동향을 살펴본 결과 아직 특이한 움직임은 없다”며 “19일 집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간호계를 중심으로 상황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간협은 오는 19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간협은 “전국 간호사들은 자발적으로 이날 연차 신청을 통해 규탄대회에 참석할 것”이라며 “조직적인 연차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