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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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내년 1월20일 출범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3대 외교·안보 라인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국방장관직은 4성 장군 출신 로이트 오스틴
(67·사진) 전 중부사령관의 몫으로 귀결될 듯하다. 오스틴의 인선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첫 흑인 출신 국방장관이 나오게 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州) 윌밍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무·국방 장관 지명 시기에 대해 “수요일(9일)과 금요일(11일)에 발표할 것이며, 국방부는 금요일”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바이든은 오스틴을 국방장관으로 낙점했으며 오는 11일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잇달아 보도했다.
오스틴은 1975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41년간 군에 몸담은 인물로, 바이든이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낸 바 있다.
그간 바이든은 흑인 후보들인 오스틴와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을 두고 고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여성인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이 앞서는 듯했지만, 당내 진보진영에서 중국과의 파국적 군사대결 추진 가능성, 방산업체들과의 연결 의혹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후보군에서 사실상 이탈했다. 존슨 역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 국토장관 역임 당시 불법이민자 가족 구금 및 추방, 드론을 활용한 민간인 폭격 등의 전력이 앞길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하원 민주당 보좌관을 포함한 2명의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존슨의 업무 관련 우려 때문에 오스틴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 최대 방위사업자인 록히드마틴 이사 출신이어서 진보진영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전언이다.
바이든이 새 내각 인선에 속도를 내는 와중에도 법무와 함께 국방장관 인선에 고심을 거듭했던 이유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 업무에 근접한 한 전직 국방부 관리는 “오스틴이 바이든 당선인의 의제를 충실히 수행할 좋은 군인이라면서 인수팀이 오스틴을 안전한 카드로 봤다”고 전했다. 그는 “오스틴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하면 존슨이나 플러노이보다 긴장과 의견충돌이 줄어들고 관계가 더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바이든 인수위원회 측과 오스틴 측은 이번 국방장관 인선 보도와 관련해 언급을 피했다고 미 언론들은 입을 모았다.
앞서 바이든은 미국의 3대 외교·안보 라인 중 국무장관에는 대중(對中)·대북(對北) 강경파인 토니 블링컨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엔 ‘40대 수재’ 제이크 설리번을 각각 지명·선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