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한국의 박지우, 김보름이 레이스를 이끌고 노선영이 그 뒤를 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이번 경기의 팀워크 논란과 관련해 김보름·박지우 두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발탁과 빙상연맹의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참여자가 5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없는 갑질과 빙상연맹의 구조적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적폐청산 차원에서 다뤄달는 게 골자다.
청원인은 “김보름, 박지우 선수는 개인의 영달에 눈이 멀어 같은 동료인 노선영 선수를 버리고 본인들만 앞서 나갔다. 인터뷰는 더 가관이었다”며 “이렇게 인성이 결여된 자들이 한 국가의 올림픽 대표 선수라는 것은 명백한 국가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보름, 박지우의 국대 자격 박탈 그리고 올림픽 등 국제 대회 출전 정지를 청원한다”며 “빙상연맹의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를 엄중히 밝혀내 연맹 인사들을 대폭 물갈이 하는 철저한 개혁의 필요성도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파문은 팀추월 경기 직후 노선영 선수에 대한 두 선수의 따돌림 의혹과 책임을 미루는 듯한 인터뷰 태도가 논란이 되면서 확산됐다. SNS를 중심으로 여론은 들끓었다. 특히 지난 19일 국민청원 개설 이후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청와대 답변 기준선인 20만명을 돌파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남북단일팀 반대서한을 보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직 파면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판사의 파면과 특별감사를 요청한 청원이 사흘 만에 20만명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이례적인 것은 청와대 답변 기준선인 20만명 돌파 이후에는 청원 참여인원이 크게 늘리지 않는데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오후 기준으로 50만여명이 참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 100명 중 1명 정도가 이번 청원에 참여한 셈이다. 이는 20일 오후 김보름 선수와 백철기 감독의 해명 기자회견이 진정성이 없다는 평가 속에서 거짓말 논란까지 낳으면서 여론의 분노가 더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 파문과 관련해 빙상연맹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은 700개 이상이 개설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청원 마감일인 3월 21일까지 역대 국민청원 중 61만5000여명이라는 최다 인원이 참여했던 한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도 확실시된다. 그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크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을 지향하는 현대판 신문고다. 국정 현안과 관련해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 청원 마감일 이후 30일 이내에 각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이 답변을 하도록 하고 있다. 21일 현재 답변 대기 중인 청원은 △나경원 의원의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직 파면 △미성년자 성폭행 형량 강화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국회의원 급여 최저시급 책정 △포털 사이트 네이버 수사 △빙상연맹 적폐청산 등 총 7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