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인수합병(M&A) 시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삼성과 SK가 메디슨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돼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삼성전자(005930)와 SK(003600)그룹의 지주사인 SK㈜는 사모펀드인 칸서스인베스트먼트가 갖고 있는 메디슨 지분 40.94%를 인수하기 위해 최근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지난 18일 LOI를 마감한 이번 입찰에는 두 회사를 비롯해 KT&G, 일본 올림푸스, 네덜란드 필립스 등 6곳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은 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JP모건은 이달 안에 본입찰에 참여할 후보업체를 선정한 뒤 내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 고령화시대 커지는 바이오시장 `매력`
바이오헬스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삼성과 SK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해 국내 의료기기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은 앞서 지난 5월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사업을 발표하고 오는 2020년까지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SVIC6호(삼성벤처투자가 운용하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를 통해 치과용 엑스레이 장비업체인 레이를 인수, 의료기기 사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도 바이오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대 강점인 IT와 생명공학(BT)을 결합시켜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SK그룹도 지주회사인 SK㈜와 SK케미칼의 생명과학 사업부에서 의약품 생산 등 의료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양사 생명과학 부문 매출액은 3500억원 안팎.
특히 SK케미칼이 지난 2008년 이수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유비케어는 의료정보화 솔루션,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금은 선진국 위주로 구성된 상위 10개국이 전체 시장의 77.3%를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머징 의료기기 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 전망도 밝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국내 의료기기 생산액은 2조5000억원으로 2007년에 비해 13.9% 성장했다.
의료기기는 첨단 복합산업인 만큼 IT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국내 기업이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강수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의료기기는 반도체, 전자계측, 화학 등이 결합된 첨단 복합산업"이라며 "국내 기업의 강점을 잘 부각시킬 수 있는 산업"이라고 평가했다.
◇ `벤처 1세대` 메디슨은 어떤 회사
삼성과 SK가 눈독 들이고 있는 메디슨은 카이스트 출신 연구원들이 1985년 설립한 국내 의료기기 벤처 1호 기업이다. 2002년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2006년 칸서스인베스트먼트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메디슨의 점유율은 7%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네덜란드 필립스, 독일 지멘스, 일본 도시바에 이어 5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33% 정도다.
실적은 칸서스에 인수된 뒤 꾸준히 개선돼 지난해 매출액 2073억원, 영억이익 30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1074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달성했다. 2012년에는 초음파 진단장비 분야에서 5000억원, 비초음파 진단장비 분야에서 5000억원으로 총 1조원의 매출액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세계 최초로 3차원(3D)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한 메디슨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15% 안팎을 기록하는 등 포트폴리오와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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