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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의 무사 아부 마르주크가 이끄는 대표단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 겸 중동 담당 대통령 특사 등과 회담했다. 지난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마스가 비(非)아랍권 국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이번 회담에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러시아인 인질 석방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200여명의 인질을 붙잡았는데, 이스라엘 정부에 따르면 이들의 절반 이상이 외국 국적이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도 이날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고위 외교관과 회담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외무부 차관이 미하일 갈루진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만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란 핵협상 대표이기도 한 바게리 카니 차관은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핵 프로그램과 유엔 안보리 제재 해제 문제도 논의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하마스와 이란 대표단이 이번 방문 일정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은 없으며, 외교부 수준에서 접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하며 러시아를 향해 하마스 대표단을 추방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하마스는 이슬람국가(IS)보다 나쁜 테러 조직”이라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초청한 러시아의 행동이 테러를 지원하고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합리화하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를 겨냥해 “지금은 하마스를 지지할 때가 아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