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SK시그넷이 미국 1조원 이상 투자유치 유니콘 기업인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CPO) 테라와트 인프라스트럭처(TeraWatt Infrastructure)와 첫 수주 계약에 성공했다. 양사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앞으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27일 SK시그넷에 따르면 테라와트 인프라스트럭처 경영진은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해 SK시그넷 충전기가 설치된 충전소에서 직접 충전을 체험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실무 논의와 현장 실사 등을 거치며 지난달 첫 거래를 시작했다.
| SK시그넷 미국 공장 현장 (사진=SK시그넷) |
|
테라와트 인프라스트럭처는 구글 에너지 전략 총괄이었던 네하 팔머(Neha Palmer)가 설립한 회사다. 현재 1조4000억여원의 투자를 유치해 미국 내 충전시장에서 주목받는 사업자 중 하나다.
테라와트 인프라스트럭처는 미국 내 고속도로에 80km(50마일)마다 초급속 충전소를 설치하는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특별법’(NEVI 프로그램)이 본격화하자 이 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기준을 빠르게 맞출 수 있는 SK시그넷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됐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전기차 충전기에도 바이 아메리카 법(Buy America Act)을 적용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발표했으며, 기존 미국 내 최종 조립 조건 이외에 미국산 철강을 사용한 외부 케이스를 사용해야 한다는 기준이 추가됐다. 당장 철제 케이스 부품·제조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 미국 내 공급망이 탄탄한 제조사가 NEVI 시장을 선점하게 되는 셈이다.
SK시그넷은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 내 케이스 제작 업체와의 실무협의와 실사를 거친 상황으로, 기준이 명확해진 현재 상황이 좋은 기회라는 게 내부 분위기다.
박흥준 SK시그넷 마케팅본부장(CMO)은 “SK시그넷은 올해 2분기부터 미국 공장에서 신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고, 미국산 철제 케이스 제작 업체도 확보해 바이 아메리카 법을 충족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라며 “NEVI 프로그램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IRA) 법안 적용으로 더욱 치열해질 미국 내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준비된 생산 설비와 공급망으로 빠르게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 전기차 충전기 기준 변경 사례 (표=SK시그넷)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