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잠적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나타났다.
이 대표 측은 1일 사진과 공지문을 내고 이날 오전 10시께 부산 사상 당협 사무실을 찾아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사진 속 이 대표는 장 의원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을 배경으로 당직자들과 나란히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대표 측은 격려 방문이었다고 밝혔으나, 당 안팎에선 장 의원을 우회 저격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대표가 윤 후보의 최측근이자 최근 공개적으로 각을 세워온 장 의원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권성동 사무총장이 윤 후보 지시로 이 대표의 서울 노원구 사무실을 통보 없이 찾은 것을 겨냥해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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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후 ‘이 대표가 연락이 끊겨 권 사무총장이 간다고 한다’는 말에 “후보 앞에서 영역 싸움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 과정은 전혀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 선대위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논란과 분란이 ‘나 중심으로 선거운동 하겠다’, ‘나한테 더 큰 권한 달라’, ‘나는 왜 빼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는 다 같이 하자는 것인데 후보가 잘못됐나. 누가 잘못했나.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며 “지금은 무조건 후보의 조그만 흠이라도 감싸고 후보의 진정성과 정의로움을 극대화해 국민에 소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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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관련 윤 후보 측과 마찰을 빚어온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밤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한 시간 뒤쯤인 ‘ㅅ_ㅅp’라는 이모티콘을 올렸다. ‘p’는 엄지를 거꾸로 내린 모양으로 사용된다. 이후 전날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했고 휴대전화도 꺼져 있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부산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심야 회동을 하는 등 잠행 중에도 당내 인사들을 계속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은 “아직 상경 계획은 없다”고 밝히며 당분간 칩거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