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이준석, 윤석열 측근 장제원 사무실 기습 방문

  • 등록 2021-12-01 오후 2:06:00

    수정 2021-12-01 오후 2:07:2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잠적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나타났다.

이 대표 측은 1일 사진과 공지문을 내고 이날 오전 10시께 부산 사상 당협 사무실을 찾아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사진 속 이 대표는 장 의원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을 배경으로 당직자들과 나란히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대표 측은 격려 방문이었다고 밝혔으나, 당 안팎에선 장 의원을 우회 저격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대표가 윤 후보의 최측근이자 최근 공개적으로 각을 세워온 장 의원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권성동 사무총장이 윤 후보 지시로 이 대표의 서울 노원구 사무실을 통보 없이 찾은 것을 겨냥해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후 ‘이 대표가 연락이 끊겨 권 사무총장이 간다고 한다’는 말에 “후보 앞에서 영역 싸움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 과정은 전혀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 선대위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논란과 분란이 ‘나 중심으로 선거운동 하겠다’, ‘나한테 더 큰 권한 달라’, ‘나는 왜 빼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는 다 같이 하자는 것인데 후보가 잘못됐나. 누가 잘못했나.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며 “지금은 무조건 후보의 조그만 흠이라도 감싸고 후보의 진정성과 정의로움을 극대화해 국민에 소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대위 관련 윤 후보 측과 마찰을 빚어온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밤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한 시간 뒤쯤인 ‘ㅅ_ㅅp’라는 이모티콘을 올렸다. ‘p’는 엄지를 거꾸로 내린 모양으로 사용된다. 이후 전날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했고 휴대전화도 꺼져 있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부산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심야 회동을 하는 등 잠행 중에도 당내 인사들을 계속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은 “아직 상경 계획은 없다”고 밝히며 당분간 칩거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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