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수혜국은 대만?.."대만 주가, 올 들어 9% 올라"

NH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19-09-03 오후 2:43:28

    수정 2019-09-03 오후 2:43:2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계속되고 있으나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대만은 연초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 똑같이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과 다른 흐름이다. NH투자증권은 대만이 미·중 무역분쟁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에서 “한국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 대 하락세를 보이는 데 반해 대만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올해 한국과 대만의 누적 수출은 각각 8.9%,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도 올 상반기 어려움을 겪었으나 수출 감소세가 줄고 6월에는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대만 주식시장은 연초 이후 9.3% 올랐다”고 덧붙였다.

올해 대만 기업 주당순이익(EPS)은 전년보다 5.6%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우리나라(-21.7%)보다 이익모멘텀도 양호하다.

우리나라와 대만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 비중이 각각 77.9%, 124.4%를 기록할 정도로 대외 변수에 민감한 환경이다. 특히 한국과 대만의 대표 수출품목은 IT다. 그나마 한국은 2000년대 들어 대표 수출 품목이 IT 외에 자동차, 조선 등으로 다양화된 반면 대만은 높은 IT 의존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무역분쟁으로 인해 대만의 상황이 오히려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산기지 이전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대만 재무부는 6월 수출 증가 원인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꼽았다”며 “중국 내 생산품이 관세에 직면하면서 생산기지를 대만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만이 갖춘 높은 위탁생산 경쟁력도 생산기지로서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IT 제조업 밸류체인에서 대만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노 연구원은 “무역분쟁으로 세계 교역량과 제조업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는데 글로벌 IT 기업 간 점유율 경쟁이 부상할 수 있다”면서도 “대만 반도체 기업은 파운드리(위탁생산) 비중이 높아 제조업 생산기지 이전에 효과적인 반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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