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통화정책국 라인 부활하나..'김중수 지우기' 논란은 잠재워(상보)

이주열 총재, 국·실·부장급 인사 단행..56명중 31명 이동
통화정책국장에 윤면식, 금융시장부장에 허진호
독수리 5남매 유상대 국제국장, 뉴욕사무소장으로 임명
이주열 "유례 찾을 수 없는 직원간 불신·갈등 끝내자"
  • 등록 2014-06-18 오후 4:54:21

    수정 2014-06-18 오후 6:11:29

[이데일리 최정희 방성훈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국·실·부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4월 취임한 이 총재가 자신의 인사 철학에 따라 고위 간부 인사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인적 구조를 재배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총 56명 중 31명(지역본부 기획조사부장 2명 포함)이 이동하는 등 절반 이상의 국·실·부장급들이 바뀌었다.

한국은행이 18일 국실장부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김중수 전 총재시절 물갈이 인사로 피해를 봤던 인사들의 컴백과 함께 고졸출신 및 여성인재 등용의 발탁인사들이 이뤄졌다. 사진 왼쪽부터 새롭게 보임된 윤면식 통화정책국장, 허진호 금융시장부장, 박이락 금융결제국장, 이금배 재산관리실장, 전태영 국고증권실장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김중수 전 총재 시절,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소위 물갈이 인사로 피해를 봤던 인사들이 대거 복귀한 점이다. 특히 이 총재의 정책기획국장(현 통화정책국) 시절, 함께 일했던 인사들의 본부 컴백이 눈에 띈다. 핵심부서인 통화정책국장엔 윤면식 프랑크푸르트사무소장(1급)이, 금융시장부장엔 허진호 대구경북본부장(1급)이 선임됐다. 이들은 김중수 총재 시절 ‘물갈이 인사’로 피해를 봤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순환인사도 이뤄졌다. 김민호 통화정책국장(1급)은 국제국장으로, 김남영 금융시장부장은 부산본부장으로 이동했다. 부총재보 등 임원 후보가 되려면 통화정책국, 국제국 등의 다양한 경험의 필요성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김중수 지우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뉴욕사무소장엔 임명된 유상대 국제국장은 김중수 총재 시절 승승장구했던 인물이지만 능력과 평판에 따라 중용됐다. 김 총재 시절부터 추진해 온 여성인재 등용 확대 방침도 이어졌다. 전태영 전 거시건전성분석국 부국장이 여성 최초로 본부 국실장인 국고증권실장에 임명됐다. 한은에선 여성 최초의 본부 국실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전 부국장 말고는 국고증권실장을 맡길만한 인물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보실장엔 박성준 제주본부장이 임명됐다.대표적인 통화정책국 라인으로 꼽히는 박 실장은 동기들에 비해 3~4년 가량 승진이 빠른 인물로 능력에 따른 배치라는 평가다.

이번 인사에선 고졸 출신 인사들이 등용되며 학벌파괴 현상도 왔다. 대전상고를 나온 박이락 국고증권실장과 덕수상고 출신인 이금배 재산총괄팀장은 각각 금융결제국장과 재산관리실장에 각각 발령됐다. 이 총재는 이날 인사 직후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에서 “이번 인사는 순환보직의 필요성과 평판의 중요성이라는 두 가지 큰 원칙을 따랐다”며 “지난 64년의 한은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직원 간 불신과 갈등 그리고 그에 따른 논쟁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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