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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의회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 내에서 UNRWA가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의결했다.
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외교안보위원회 위원장은 “UNRWA가 테러 행위의 은폐로 이용되고 있다”며 “테러 조직(하마스)와 UNRWA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으며, 이스라엘은 이를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UNRWA 직원과 이스라엘 공무원 간의 접촉도 금지되면서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에서 UNRWA의 활동이 심각하게 제한되게 된다. UNRWA 직원들은 더는 이스라엘 내에서 법적 면책특권을 갖지 못하며, 동예루살렘에 있는 본부는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대표는 이번 금지 조치에 대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으며 “유엔 헌장에 위배되고 국제법에 따른 이스라엘 국가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지옥 같은 상황”을 견뎌왔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UNRWA는 1948년 1차 중동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팔레스타인인 70만명의 지원을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UNRWA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테러 활동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며, 조직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유엔 내무감찰실(OIOS)도 UNRWA 직원 9명이 하마스 무장 공격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들을 해고했다. 또 최근 제거된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도 사망 당시 UNRWA 신분증을 지니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테러에 연루된 UNRWA 직원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UNRWA은 이스라엘이 여전히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인도주의적 임무를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등 7개국이 UNRWA의 활동 제한을 추진하는 이스라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7개국 외교장관은 전날 공동성명에서 “이미 빠르게 악화한 인도주의적 상황에 더욱 비참한 결과를 부를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UNRWA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가자지구의 재앙을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