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폭염에 가축 폐사 100만마리…동물단체 "학대행위"

동물단체 27일 서울 광화문 앞 기자회견
‘적정 사육 온도’ 지키지 않아 집단 폐사
“정부·지자체·사육농가, 대책 마련하라”
  • 등록 2024-08-27 오후 2:22:36

    수정 2024-08-27 오후 2:22:36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이 100만 마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나자 동물단체는 ‘학대 행위’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육농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이 ‘2600만 동물 폭염 폐사, 동물학대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동물들의 폭염 폐사와 관련해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행정안전부의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부터 8월 25일까지 가축 폐사는 105만 7000여 마리로 집계됐다. 닭·오리 등 가금류 99만 6000여 마리, 돼지 6만 1000여 마리다. 또 양식장에선 총 2510만 6000여 마리의 폐사 피해 신고가 전국에서 접수됐다. 어종별 폐사 규모는 고온에 취약한 조피볼락이 1787만 1000여마리로 규모가 가장 컸으며, 말쥐치 288만 3000마리, 강도다리 등 435만 2000마리 순이었다.

이와 관련 한국동물보호연합은 “동물을 좁은 장소에 가둬 놓고 열과 더위로 죽이는 것은 현행 동물보호법 제10조 (동물학대 등의 금지)의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로 명백한 동물학대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위에 동물을 폐사시키는 것은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 사육 농장의 부주의와 주의 소홀로 인한 것”이라며 “현행 동물보호법과 축산법 등에서는 동물의 적정 사육 온도라는 것이 있는데도, 이것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아 벌어지는 일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어 “닭은 모래 목욕 등으로 더위를 식혀야 하지만, 축사 한 동에 수만 마리의 닭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무더운 여름에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며 “또 돼지들은 인간과 달리 땀샘이 없어 온몸에 진흙을 바르며 체온조절을 해야 하는데, 공장식 밀집 축사 환경에서는 스스로 체온을 낮추기가 불가능해 거칠게 숨을 헐떡거리며 쓰러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는 “농가는 폭염 가축 폐사에 안일한 입장이다. 폐사된 가축은 모두 해당 농장에 설치된 폐사축 처리기를 사용해 처리하고, 피해 농가들은 가축 보험에 가입돼 보험금을 타면 되기 때문”이라며 동물학대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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