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난 7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은 새마을금고의 이사장 2명 중 한 명은 두 번 이상 이사장 직을 역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원의 지난 10년 평균 연봉은 4억5000만 원으로 일반은행 임원 평균보다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중임률은 46.15%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선임된 이사장 3467명 중 1600명이 이미 동일한 금고에서 이사장직을 수행했던 것이다. 연속으로 이사장을 수행한 연임률도 38.79%로 나타나 1345명에 이르렀다. 10년 동안 절반에 가까운 이사장이 중임이었고 3분의 1 이상의 이사장이 연임이었던 것이다.
이사장의 중임·연임률도 지속 증가세다. 2019년 이후 중임률은 40%를 계속해서 넘겼고 올해 선출된 이사장의 중임률은 69.86%에 달해 10년 간의 평균인 46.15%보다 크게 웃돌았다.
올해 선출된 이사장의 연임률 역시 58.63%, 3중임률은 26.58%, 3연임률은 16.44%를 기록해 마찬가지로 10년 동안의 평균보다 모두 높았다. 8월 31일 기준 현임 이사장의 중임률도 평균보다 높은 55 .46%에 달했다. 1290여 명에 달하는 현임 금고 이사장 중 716명이 중임 이사장인 것이다. 연임 이사장 또한 595명에 달해 46.09%를 기록했다.
새마을금고를 관리·감독해야 할 중앙회 임원의 중임·연임률 역시 매한가지였다. 용 의원이 행안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년 간 새마을금고 임원의 중임률은 32.35%에 달했다. 전체 선임된 임원의 3분의 1이 중임 임원이었던 것이다. 연임률 또한 30.88%로 마찬가지로 3분의 1에 달하는 임원이 연속해서 임원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중임·연임률이 높은 이사장과 임원들은 직원들에 비해 과다한 연봉도 지급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년 동안 중앙회 상근 임원들은 평균 4억 5175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상근 직원 평균 연봉액인 1억942만원에 비해 4배 이상 많았다. 이는 2020년 일반은행 임원의 평균 보수인 4억 1000만 원을 넘는 수치다. 특히 행안부가 건전성 강화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금융 사고 문제가 터져 나왔던 지난해에도 중앙회 임원들은 평균적으로 5억2910만 원에 달하는 고액의 연봉을 받았다.
개별 금고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금고 직원의 연봉 평균은 5477만 원이었던 반면 임원 연봉 평균은 9502만 원으로 1억 원에 가까웠다. 임원이 직원의 1.7배에 달하는 연봉을 지급받는 것이다. 개별 금고 대비 중앙회 임직원의 연봉 역시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회 임원은 금고 임원에 비해 4.7배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고 중앙회 직원 역시 금고 직원에 비해 2배에 달하는 연봉을 지급 받았다.
용혜인 의원은 “새마을금고의 임원 제도를 종합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법령을 개정해 중임과 연임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마을금고 임원 연봉이 직원에 비해 과다하고 이사회가 임원 연봉을 결정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며 “총회에서 임원의 연봉을 결정하도록 하는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