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땅' 용산 미군기지, 일부 어린이정원으로 내달 개방

내달 4일 오후 2시부터 30만㎡ 출입 허용
"기지 완전반환 안 돼 오염 제거 안 된 상태"
"유효한 안전조치 마쳐, 이번은 임시개방"
25일 오전 11시부터 사전예약 가능
  • 등록 2023-04-25 오후 1:53:10

    수정 2023-04-25 오후 1:53:31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금단의 땅’ 용산 미군기지 일부가 120년 만에 ‘용산어린이정원’으로 돌아온다.

5월 4일 개장하는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조감도. (자료=국토교통부)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달 4일 오후 2시부터 용산공원 부지 중 30만㎡가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조성돼 출입이 허용된다.

이번 개방으로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 120년 만에 국민의 용산기지 출입이 가능해진다. 용산기지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주둔을 거쳐 해방 이후에는 미군기지로 활용돼왔다. 기지 반환 및 용산공원 조성이 예정된 가운데 지난해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계기로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크게 3구역으로 나뉜다. 장군숙소 지역은 미군 장군들이 거주한 붉은색 지붕의 단층 단독주택과 나무로 된 전신주가 이국적인 풍경을 뽐낸다. 홍보·전시관 및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휴게공간도 준비됐다. 또 미 8군 클럽에서 태동한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도 볼 수 있다.

잔디마당·전망언덕은 과거 미군 야구장 7만㎡ 부지를 도심 속 녹지로 조성했다.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을 비롯해 들꽃 산책길도 만들어졌다. 특히 전망언덕에서는 반환부지 전체 풍경과 함께 대통령실, 남산 등 주변 명소를 조망할 수 있다. 아울러 스포츠필드에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 축구장이 생긴다. 사전예약을 통해 무료이용이 가능하다.

국토교통부는 환경부와 합동으로 환경 모니터링을 진행해 안전사항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토양오염에 대해서는 15㎝ 이상 흙을 덮은 후 잔디나 꽃을 심거나, 매트·자갈밭을 설치해 기존 토양과의 접촉을 차단했다.

지상 유류 저장고 등 안전에 문제가 될 요소는 사전에 제거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지 완전반환이 이뤄지지 않아 토양오염 제거는 안 된 상태”라며 “국내·외 사례로 검증된 유효한 안전조치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반환 이후 토양오염 정화가 예정돼 있다”며 “이번은 임시개방이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임시개방은 용산공원 역사에서 지난 2003년 미군기지 반환 합의 후 이뤄낸 가장 큰 진전”이라며 “앞으로도 국민과 소통하며 미래세대가 주인이 되는 공원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전예약을 통해 입장할 수 있으며 예약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방문기록이 있는 경우에는 현장접수 후 즉시입장도 가능하다. 내국인은 방문 5일전, 외국인은 방문 10일 전까지 예약해야 한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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