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공급 없이 배터리로 냉동 유지···"저온 백신 유통도 OK "

철도연, 콜드체인 단절 없는 냉동 컨테이너 개발
철도·차량·선박 신선 물류 가능할 것으로 기대
  • 등록 2020-12-08 오전 11:43:51

    수정 2020-12-08 오전 11:43:51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기존 시스템이 데스크탑이라면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노트북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작동을 통해 온도를 유지하고, 컨테이너가 필요하다면 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저온 유통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석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물류기술연구팀장은 지난 2017년부터 4년간 개발한 ‘배터리 하이브리드 스마트 고단열 컨테이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철도연은 콜드체인(저온물류)가 단절되지 않도록 배터리·전원 구동 방식의 냉동 공조시스템을 개발했다. 시스템은 이동·환적 시 전원 공급이 불가능해도 냉동기능을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배터리 하이브리드 스마트 고단열 컨테이너’ 도로 시운전 모습.(사진=한국철도기술연구원)
기존 냉동 컨테이너는 이동이나 환적 시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 최근 발생한 백신 상온노출 사례처럼 골드체인이 단절돼 화물이 훼손될 수 있다. 현재 운영중인 화물열차에도 전원공급이 불가능하다.

이에 철도연 연구팀은 20피트 표준규격 냉동 컨테이너를 배터리 하이브리드 스마트 고단열 컨테이너로 만들었다. ISO 단열 컨테이너 성능시험 규정에 따른 단열 및 냉동 공조기 성능시험을 완료했고, 도로에서 시험 운영을 통해 대량 운송 가능성과 신선도 유지도 점검했다.

그 결과, 외부 전원공급 없이도 내장된 배터리를 사용해 내부온도 최저 영하 20도까지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온도 7도 설정 시 상온에서 72시간 이상 온도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컨테이너 벽체를 폴리우레탄 등의 일반 단열재보다 단열성능이 약 8배 이상 우수한 진공단열재를 적용해 단열성능도 높였다.

기존 냉동 컨테이너는 외부전원으로 구동되기 때무에 효율 보다 비용 절감에 집중했다. 반면, 스마트 고단열 컨테이너는 화물과 외기온도에 따른 BLDC 인버터 압축기 자동 제어 기술 개발을 통해 냉동 공조시스템의 효율 향상을 극대화해 배터리로도 구동하도록 했다.

이 팀장은 “개발한 냉동 컨테이너는 배터리 및 전원 구동 방식의 냉동 공조시스템을 갖췄고, 고단열 벽체 기술로 냉동·냉장을 장시간 유지한다”며 “상용화를 위한 철도·도로 시험운영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철도연은 지난 2017년 극지연구소와 협력해 진공단열재를 통해 단열 성능을 높인 고단열 컨테이너를 개발했고, 2017년부터 남극 K루트 탐사에 시범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고단열 컨테이너에 활용된 진공 단열 벽체 기술을 통해 이동식 청정실험실을 개발했고, 내년부터 남극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고단열 컨테이너와 청정실험실은 추가 제작해 남극 내륙기지 건설과 탐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 해운선사와 협력해 부산~베트남 하이퐁 간 동남아 노선에서 2차례 시운전을 실시했고, 실용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 등을 보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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