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내 도서관 '정석관'에 공들인 이유는

지난달 초 재단장 마치자 직접 이름 붙여
지역 근무 임직원 배려해 '전자도서관'도
  • 등록 2018-07-17 오후 12:00:00

    수정 2018-07-17 오후 12:00:00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우리카드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늦은 시간이면 서울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 건물 5층 한 귀퉁이로 향하는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발길을 따라가 보니 잉크냄새가 가시지 않은 새 책들로 채워진 우리카드 사내 도서관이 반겨준다.

지난달 초 재개관한 도서관에 정원재 사장은 ‘정석관(定石官)’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자신이 진두지휘해 지난 4월 초 내놓은 ‘카드의 정석’을 떠올리게 하는 작명이다. 기본을 강조하는 정 사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했다고 한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마련한 정석관은 정 사장 취임 전까지 방치되다시피 했다. 천정에서 먼지가 내려앉았고 헌책들에서 퀴퀴한 곰팡내가 뿜어져 나와 인적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월 정 사장 취임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정 사장은 틈날 때마다 임직원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솔선수범 책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임직원이 책을 병풍 삼아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알찬 지식과 경험을 얻어갈 수 있도록 도서관 재단장을 지시했다.

우선 수년 전 임직원으로부터 읽다가 만 책을 십시일반 걷어 겨우 구색만 갖춘 장서부터 바꿨다. 업무에 영감을 줄 수 있는 도서 400여권을 엄선해 책장에 꽂아 넣은 것이다. 이어 제한된 공간을 고려해 매달 20권의 신간을 기존 도서들과 교체하는 것으로 운영방침을 정했다.

정 사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을 배려해 전자도서관도 계획하고 있다. 전자책(e-Book)을 구비해 지난 3월 기준 602명의 전(全) 임직원이 보다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하고 폭넓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또 1200명에 달하는 우리카드 소속 카드설계사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영업통(通)’답게 정석관을 이용하는 임직원을 유치하고자 당근도 제시했다. 지난달 첫 다독왕을 선발해 총 6명에게 시상했다. 연말에는 소정의 상금을 내걸고 왕중왕도 뽑을 예정이다.

우리카드가 새삼 독서를 권하는 이유는 카드사가 맞닥뜨린 현실이 녹록지 않아서다. 전방위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타개책을 책 속에서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드사들은 오는 31일 밴 수수료 정률제를 시행하는 데 이어 수수료 원가산정 작업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새로운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또 주52시간 근무가 정착하면 임직원이 ‘저녁이 있는 삶’과 ‘주말이 있는 삶’을 효율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도 있어서다. 우리카드는 주52시간 근무 본격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유연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수요일과 금요일 등 ‘가정의 날’에만 운영하고 있는 PC오프제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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