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아기울음·웨딩마치 역대 최저…‘출산·결혼 절벽’ 극심

  • 등록 2017-08-23 오후 1:37:58

    수정 2017-08-23 오후 1:43:39

△한 여성이 지난 6월 초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거리에서 열린 책 행사에서 아이를 안은 채 그림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모두 역대 최저치로 굴러떨어졌다. 출산·결혼 절벽이 갈수록 심화하는 것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6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6월 국내 출생아 수는 2만 8900명으로 1년 전보다 4000명(12.2%) 줄었다. 이는 6월 기준으로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월별 출생아 수가 2만 명대로 내려간 것도 작년 12월(2만 7200명) 이후 6개월 만이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 이후 19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6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18만 85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만 6500명(12.3%) 감소했다. 이 역시 상반기(1~6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주출산 나잇대인 30대 초반 여성 인구 감소가 출생아 수가 줄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출생아 수가 36만 명을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국내 출생아 수는 40만 63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2100명(7.3%) 줄며 40만 명 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하지만 올해 출생아 수는 40만 명 유지는커녕 30만 명 중반을 기록하는 것도 위태롭다는 것이다.

급감하는 혼인도 출산 절벽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혼인 건수는 2만 2300건으로 작년 6월보다 2000건(8.2%) 줄었다. 6월 기준으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다. 올 상반기(1~6월) 누적 혼인 건수도 13만 80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00건(4.2%) 감소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저로 곤두박질했다.

주요 결혼 연령대인 30대 초반 인구 감소와 높은 청년 실업률·주택 가격 등 결혼을 어렵게 하는 사회적 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6월 사망자 수는 2만 2000명으로 작년보다 600명(2.8%) 늘었다. 사망자 수는 인구 고령화 여파로 어르신 인구가 많아지면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 사망자 수는 14만 1900명으로 작년 상반기와 같았다.

6월 이혼 건수는 9000건으로 1년 전보다 200건(2.2%) 줄었다. 다만 1~6월 누계이혼 건수는 5만 2700건으로 작년 1~6월보다 700건(1.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이날 ‘7월 국내인구이동’ 자료도 함께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옮긴 이동자 수는 총 54만 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000명(0.3%) 감소했다. 7월 기준으로는 1979년(53만 6000명)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 이동률도 1.06%로 작년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고령화와 주거지를 자주 옮기는 10~40대 젊은 층 인구수 감소로 사회 전반의 활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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