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연장(만 58세→만 60세)을 앞두고 은행권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노사는 최근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과는 별도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농협은행 노사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했다”며 “다만 어떤 식으로 시행할지와 적용시기에 대해선 연내 협상을 거쳐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연내 의견조율을 마치면 내년 정기인사 때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행의 임금피크제 적용시기는 만 57세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현재 임금피크제를 운용하고 있는 하나·국민·우리·기업은행 등 시중은행 대부분은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다. 내년부터 정년이 2년 더 늘어나는 만큼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신한은행은 연내 노조와 임금피크제 도입을 놓고 추가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금도 만 55세에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 정년을 60세까지 보장하지만 사실상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된 게 사실”이라며 “정년 연장 취지에 맞추려면 최소 적용시기가 만 57세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금융노조에 소속된 금융사 36곳 중 17곳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신한·농협·한국SC·한국씨티은행 등 19곳이 도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