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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곳곳은 빨간 라카 스프레이로 쓴 공학 전환 반대 메시지와 테이프로 붙인 반대 문구가 가득했고, 동덕여대 설립자 조동식 선생의 흉상은 각종 쓰레기와 달걀, 페인트 등으로 뒤덮였다.
100주년기념관 건물 앞에는 ‘공학 전환 결사반대’라는 팻말이 붙은 근조화환이 늘어섰다. 공개된 피켓과 근조화환 사진에는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을 기억하라“ ”여성의 배움터에 남성은 필요없다“ ”대학본부는 여자대학 설립 이념을 명심하라“ ”사기 입학 웬말이냐“ 등 문구가 적힌 피켓과 대자보가 걸렸다.
총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대학본부는 여자 대학의 존재 의의를 다시 한번 상기하라“며 ”(학교 측의) 무모한 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거론되지 않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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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을 이처럼 거세게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2018년 발생한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이 꼽히고 있다.당시 한 남성이 동덕여대 건물에 침입해 나체 사진과 음란행위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그는 ”여대라는 특성에 성적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했으며,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여대를 겨냥한 성범죄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학교는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성의 대학 진학율이 남성보다 높아진 요즘에도 여대가 필요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대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유리천장 등 여성에 대한 불평등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할 수 있는 담론이 형성되는 공간으로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딥페이크 문제부터 N번방 등 신종 성폭력 범죄가 등장하고 있는데,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는 데 있어서도 여대라는 공간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남녀공학 전환 여부는 대학 측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현재 전국에서 남은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 이화여대 등 7곳이다. 한양여대를 비롯한 전문대를 더하면 모두 14곳이다.
앞서 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상명대로 바뀌었다. 성심여대는 가톨릭대와 통합했고 대구의 효성여대는 대구가톨릭대와 통합돼 남녀공학이 됐다. 여대의 공학 전환 움직임은 학령 인구 감소와 사회 변화로 남학교나 여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는 중·고교 사례가 이어지는 것과 맞물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