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니 나가달라" 했을 뿐인데…소주병과 주먹 날아왔다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대구의 한 술집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영업제한 시간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하자 남성 손님이 격분해 가게 주인과 종업원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11시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술집에서 가게 주인 A씨가 영업제한 시간으로 마감해야 한다고 알리며 손님 2명에게 결제를 요청했다.

그 중 한 손님이 모바일 결제를 하려고 휴대전화를 건넸으나 두 차례 결제에 실패했고 A씨가 다른 결제 수단을 요청하자 언성이 높아지면서 폭행이 시작됐다.

이 손님은 다짜고짜 소주병을 집어 던지더니 다가온 직원의 얼굴을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벌어진 폭행에 주인과 직원들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졌다. 이 장면은 술집 CCTV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사진=SBS8뉴스 캡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손님 2명을 돌려보냈지만 A씨와 직원은 가게 문을 잠그고 새벽까지 두려움에 떨었다. A씨는 사건의 여파로 아직도 가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술병을 던지는 바람에 조리기구가 망가졌고 직원도 많이 다쳤다. 무차별로 날아오는 주먹을 말리기 위해 가게 밖으로 밀치려 발버둥을 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11시니까 법을 좀 지켜달라고 조심스럽게 눈치 보면서 얘기했는데 태어나서 그렇게 때리는 건 처음 봤다”며 “우리는 살아보려고, 살려고 하는 건데. 아무 이유 없이 저희한테 그러신 거니 너무 서럽더라”고 토로했다.

경찰은 폭행 장면이 담긴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