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美 사고]국토부 “승무원, 신속하게 대피 업무 수행”‥美 NTSB 반박

  • 등록 2013-07-11 오후 5:08:19

    수정 2013-07-11 오후 7:44:57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를 조사 중인 미 교통안전위(NTSB)가 항공기 기장이 사고 직후 탑승객들에게 90초가 지날 때까지 탈출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데보라 허스먼 NTSB 위원장은 11일(한국시간) “사고난 항공기가 활주로에 멈춘 뒤 기장이 90초가 지날 때까지 탑승객들에게 탈출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발언 내용만 놓고 보면 기장 과실로 승객 탈출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제항공 규정상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꼭 90초 이내에 기장이 탈출 지시를 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승무원들이 사고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할 경우 90초 이내에 승객들을 대피시키는 훈련을 하지만 이를 실제 상황에 적용하긴 어렵다”며 “매뉴얼을 따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장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도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승무원 증언 등을 볼 때 승무원들은 적절하고 신속하게 승객 대피 업무를 수행했다”며 “NTSB 의장의 발언만을 가지고 대피 업무가 지연됐다고 해석하는 건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행 속도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오토 스로틀’(auto throttle) 장치는 기체 확인 결과 ‘작동(armed)’ 상태로 설정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실제 작동 여부는 블랙박스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국토부는 덧붙였다. 또 사고 항공기가 착륙 접근 당시 공항 관제사의 어떠한 경고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책임을 두고 조종사의 실수에 초점을 맞춰온 NTSB와는 크게 달라 주목된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관제사의 책임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제사의 업무 범위 등에 대해서 조사가 이뤄지면 관제사에 대한 책임 문제도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장과 부기장 좌석이 바뀌어 있었다는 점을 조사하겠다’는 NTSB 의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국토부는 “관숙비행이 기장에 대한 습득 훈련을 하는 것이어서 관숙비행 중인 조송사가 왼쪽 기장석에 앉는 게 마땅하다”며 “이는 비행 교본에 나온 사실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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