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역량에 집중해라”

여성전용 피트니스클럽 `커브스` 게리 헤이븐 회장
파트너 선정 기준은 철학·봉사정신…신뢰 바탕 돼야
  • 등록 2010-10-19 오후 5:11:00

    수정 2010-10-19 오후 5:11: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전 세계 84개국에서 1만800여개의 매장이 운영되는 여성전용 피트니스 클럽이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여성들은 전 세계적으로 430만명에 이른다. 이곳에는 세 가지 금지된 것이 있다. 남자, 거울, 메이크업. 오직 여성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커브스의 정책이다.

이를 통해 커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피트니스 클럽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3~15일까지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0 세계프랜차이즈대회에서는 커브스의 창시자인 게리 헤이븐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그는 강연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커브스의 성공 비결과 해외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그는 “신뢰 받을 수 있는 브랜드라면 어떤 시장과 환경에도 성공할 수 있다”며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이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게리 헤이븐 회장과의 일문일답.

▲ 커브스에 대해 소개해 달라.
- 커브스 인터내셔날은 전 세계 프랜차이즈 기업 중 9번째 규모를 가진 기업이다. 현재 84개국에서 활동 중이고 일본 1000개, 유럽 1000개의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5000개의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는 3년 전에 첫 번째 클럽을 열었고 현재는 89개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시장 진출 이후 매년 두배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기업은 한국에서도 흔하지 않을 것이다.

▲ 올해의 성과는 어떻게 되나.
- 매출은 인터내셔널 기준으로 지난해 12억달러, 올해는 13억달러로 추정된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진 것을 감안해면 괜찮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커브스의 해외 진출은 활발하게 이뤄졌다. 최근 러시아와 폴란드에 커브스 클럽 1호점이 각각 열렸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11월 초에는 중국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또 이달 말에는 인도에 커브스 1호점이 열린다.

▲ 커브스의 해외 진출 전략은 무엇인가.
- 커브스는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진출해 있다. 짐바브웨는 인플레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여성의 대외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에도 클럽이 있다. 세계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일본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커브스가 이런 성과를 이뤄낸 전략은 우선 심플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역량 즉 장점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시장 환경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커브스는 한국에 진출할 때도 비즈니스 모델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 비만율이 전세계적으로 낮은 편인데도 말이다. 단지 여성들이 남자들과 함께 운동하길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여성만의 운동 공간을 제공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좋은 파트너를 찾고 그 파트너를 신뢰하는 것이다. 커브스의 기업 철학은 정직과 언행일치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커브스를 신뢰한다. 파트너 역시 이런 기업 철학에 동의하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봉사 정신도 필요하다. 저는 커브스 코리아에 봉사하고, 커브스 코리아는 가맹점에 봉사하는 것이다. 이런 정신이 있다면 고객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신뢰관계가 형성된다면 일체감을 갖고 사업 파트너와 함께 갈 수 있다. 이렇게 함께 하면 혼자 할 때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다.

▲ 커브스의 해외 진출 형태는 무엇이고, 파트너를 고를 때 기준은 무엇인가.
- 커브스의 해외 진출 방식은 3가지가 있다. 첫번째로 프랑스, 스페인 등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는 직접 진출을 했다. 두 번째는 일본과 한국, 중국 등에서처럼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통해 진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개발 방식이 있는데, 시장 규모가 작아서 10개 정도의 클럽을 열 수 있을 때는 이 모델을 선택한다.

지금까지 진행한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은 성공적이었다. 이유는 파트너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커브스가 파트너를 찾을 땐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파트너를 찾지 않는다. 철학과 봉사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다. 가맹점을 개설할 때도 마찬가지다. 또 한번에 여러 개의 클럽을 오픈해 주지 않는다. 하나를 운영하고 검증이 돼야 추가 오픈을 해 준다.

커브스 코리아의 파트너인 김재영 사장을 선택할 때도 이런 기준을 따랐다. 김 사장은 의사인 아내와 두 딸이 있다. 가족 구성원만 봐도 여성과 건강에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30분 순환 운동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은 것인가.
- 난 20살 때부터 여성 전용 클럽을 운영했다. 35년 전이다.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클럽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렇게 20년간 연구한 결과물이 30분 순환 운동이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여러 가지 운동 방식을 응용해서 만들었다. 이미 있는 것에서 핵심만을 걸려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 것이다.

▲ 프랜차이즈 창업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좋은 프랜차이즈 사업은 어떻게 하면 안 되는지를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어렵게 시행착오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입증된 프로세스를 그대로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

프랜차이즈들은 매달 로열티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커브스의 경우 가맹점에 제공하는 서비스 비용을 모두 제하면 본사에 한달에 100달러가 남는다. 안정적인 창업을 하는데 한달에 100달러 정도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를 돌아봤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기업가정신이 가장 뛰어난 곳이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을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같이 일하기 좋은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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