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노동조합 측은 해당 업무 비율은 12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항공기 증편 등 급변한 항공 시장 현실을 반영해 새롭게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임금 협상을 진행중인 노조가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꺼내 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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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국내 모든 항공사들은 노사간 협정을 맺어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일정 비율 이상의 운항률을 유지하는 필수유지 업무를 준수하고 있다. 항공운수업은 지난 2006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만약 파업 기간에 운항률을 지키지 않으면 불법이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현 상황에 맞게 필수유지 업무 비율을 개정할 필요가 있어 이전에도 요청했지만 진행되지 않았다”며 “사측과 필수유지 업무 비율을 정하는 데 합의하지 못하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종사 노조가 이번에 ‘필수유지 업무 비율’ 조정안을 꺼내 든 것은 ‘쟁의권 확보 차원의 목적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노조는 사측과 6개월째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임금 인상률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번 조정안을 통해 사측 압박용 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조종사 노조는 지난 17일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2021~2022년 누적 1조 2000억원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 눈치만 보며 4년간 총 2.5% 임금인상을 고수한 경영진을 규탄한다”며 “2022년 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에 달하는데 사측은 직원들을 무시하고 채권단인 산업은행 핑계만 반복하고 있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조종사 노조는 “오너의 비리로 고통 받고, 코로나 임금삭감과 무급휴직을 견뎌온 직원들에게 회사는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측은 “노조와 대화창구를 유지하며 원만하게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