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단파라디오 채널인 열린북한방송은 16일 평양 내부소식통을 인용, “평양시내 주민들이 한국 TV를 본다는 정보가 나돌아 중앙당 행정부 및 사법검찰의 집중 검열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검열은 동평양 방향 20층짜리 아파트들에서는 ‘통로조절’(채널을 돌린다는 뜻)을 하면 남한 TV를 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진 데 따른 것이다. 동평양 지역이란 대동강 동쪽 지역으로 대동강 구역, 낙랑구역, 선교 구역 등이며, 평양에는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들이 다수 있다. 낙랑구역에서는 30층 이상 아파트들도 여러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고층 아파트에서는 KBS 등이 간혹 잡혀 남한 드라마를 비디오로 녹화해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기관들은 최근 TV 통로(채널)와 라디오 주파수를 고정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TV 채널이 고정이 되어 있지 않으면 납땜을 해서 조선중앙방송만 나오게 채널을 고정시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재 중앙검찰소에는 이번 단속으로 한국 드라마인 <올인> <천국의 계단> <모래시계> 등과 미국 영화 <람보> 등이 담긴 CD 등이 많이 회수됐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올 7월쯤에도 남한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불법 녹화기와 라디오 기능을 제거하는 등 전자제품 단속에 주력했다. 외국방문 후 귀국하는 개인들이 녹화기 MP3 플레이어를 들여오는 것을 금지하며, 개인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외국산 녹화기에서 조종기판을 교체하고 녹음기와 MP3 플레이어의 라디오 기능을 완전히 제거토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북한 주민들이 국경 지역을 통해 한국드라마나 영화, 노래 CD를 구입했기 때문에 평양시에서 TV 채널이 고정되어 있는지에 대한 집중 검열은 거의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남한 드라마, 영화, 노래를 집중 단속하고 나선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후계세습에 들어가면서 체제 단속이 강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