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세곡2지구의 사업결과 평가를 공개하며 한국주택도시공사(LH공사)와의 주택정책 대결을 예고했다. SH공사는 장기전세, 토지부 임대주택 등을 진행해 세곡지구에서만 애초 계획보다 자산가치 증가를 11배 이끌어 서울 시민의 이익 증대를 꾀했다고 했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일반분양과 건설사 택지지구 분양을 통해 적은 이익만을 안겼다며 날 선 지적을 했다. 이날 김 사장의 기자설명회 장소는 LH가 2012년 공급한 토지임대부 주택인 자곡동 강남브리즈힐 앞의 근린공원이어서 직접 LH를 저격했다.
|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30일 해찬솔 근린공원에서 세곡2지구 사업결과 공개 설명회를 열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
|
SH공사는 세곡2지구 사업 착수 전 사업성 검토 내용과 사업 종료 후 결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세곡2지구에서 분양주택 1833호, 임대주택 1962호 공급 및 민간 택지매각 10만 9079㎡(전체면적의 14%)를 통해 2조 5771억원의 개발이익을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2009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방침으로 공공개발사업의 공공임대주택 의무비율을 25%에서 50% 상향해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곡2지구 택지조성원가는 3.3㎡당 780만원이었으나, 세곡2지구 공사 소유 전용 84㎡ 공공주택의 시세는 현재 세대 당 약 18억원, 세대당 토지 추정 가격은 약 14억원, 3.3㎡ 기준 토지가격은 7938만원으로 택지조성원가 대비 토지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SH공사는 세곡2지구 전체 개발면적 77만 500㎡ 중 40만 889㎡(전체면적의 52%)를 시민을 위한 공원녹지, 교육시설용지 등으로 조성해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공급해 공공의 자산을 시민에 환원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구룡마을 등에도 이 같은 개발사업 추진 시 시민을 위한 공공자산을 충분히 확보해 공공자산의 가치를 증대할 계획”이라며 “주택사업 또한 건물만 분양하는 사업 중심으로 전환해 추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SH공사가 뛰어난 사업결과를 내고 있는 것에 비해 국토부로부터 사업물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LH에 주택정책 경쟁과 가격경쟁, 품질경쟁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그는 “SH공사는 공공주택을 장기전세, 국민임대, 공공주택을 절반 넘게 지으면서 자산을 불린데다 서울시민의 주거불안을 낮추는 데 이바지했다”며 “태릉골프장과 양원지구 등의 사업을 LH에서 독점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개발 프로젝트는 경쟁을 통해 진행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사가 공공자산을 확보하는 것에 대한 제도적 제약으로 꼽히는 사업타당성 분석 기준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현행 사업타당성 분석 기준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공정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사업타당성 검토 시 사업성 부족과 회계결산 손실 등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앞으로 주요 사업지구의 사업결과를 계속 공개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공사 경영의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알 수 있듯 SH공사가 일을 더 잘하니 국토교통부는 우리 공사에 일을 많이 주길 바란다. 특히 서울은 SH공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