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청년들에게 소수점거래의 장점을 살린 적립식 투자를 추천한다. 소수점거래는 주식 수가 아니라 금액을 정해 거래하는 방식으로, 매월 정액의 적립식 투자가 용이하다.
청년 세대의 소수점거래 인기는 이미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예탁결제원 등 증권사에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확대 지정하며 증명된 바 있다. 당시 삼성증권이 간편 투자앱 ‘오투’에서 해외주식 소수점거래를 신규 약정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20·30대 비중이 약 50%에 달했다.
소수점거래란 증권사가 0.2주, 0.7주 단위의 주문을 취합해 온전한 한 주(온주)를 만들어 예탁결제원에 맡긴다. 이후 예탁결제원이 이를 다수의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는 온주를 만들 때 부족분을 자기 재산으로 채울 수도 있다.
대학생 초보 투자자…소수점거래로 주식 시작할까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엔 10주 단위로 거래했는데 이젠 1주 이하로도 주식 구매가 가능해졌다”며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확대된 것”이라 밝혔다.
주식투자를 꾸준히 해왔던 대학생 D씨(23)는 “적립식투자가 가능해 좋은 금융 습관을 기를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소수점거래 특성상 체결 속도가 느리고, 거래 수수료가 비싸 선뜻 시작하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해외주식서는 비싼 수수료?주주권 제한…우리나라는
지난해 해외주식 소수점거래가 가능해진 뒤로 비싼 거래 수수료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일각에선 국내주식 소수점거래 수수료를 우려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주식 소수점거래의 경우 수수료가 높았던 건 해외 시장의 환경적 특성도 있다”며 “국내주식 수수료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명근 한국예탁결제원 전자등록업무부 본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이번 국내주식 소수점거래의 수수료는 온주 주문과 동일한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증권사가 서비스 확대를 위한 수수료 인하 등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성 교수는 “소수점거래는 온전한 한 주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주주권 행사에 제한이 있다는 점을 청년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쪼개기 계속되면…“거품 낄 수밖에”
홍 교수는 “모든 걸 찢어서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유동화 과정에서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면서 “당연히 주가 부양은 되겠지만 나중엔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조각투자와 같은 기존 방법이 있다”면서 “소수점거래를 통해 사면 안 되는 주식을 사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무조건 투자자에게 유리하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 것이다.
또한 코스피가 2300선을 밑도는 등 하락장이 계속되고 있어 국내주식 소수점거래가 도입된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을 거라는 지적도 있다. 1주당 100만 원이 넘는 황제주가 적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주식 소수점거래는 26일 한국예탁결제원과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총 5개 증권사부터 선제적으로 시작했다.
이날 5개사에 이어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10월 4일부터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상상인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은 올해 내 서비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