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투자 할 때"…SK바이오팜보다 센놈이 온다

9월 1~2일 공모청약 개시
개인투자자들, ‘마통’뚫고 여유자금 모아 청약 대기
기관투자가 수요 경쟁률 1478대1
SK바이오팜 경쟁률 웃돌아
  • 등록 2020-09-01 오전 11:00:00

    수정 2020-09-02 오후 3:10:51

[이데일리 이광수 조용석 기자] “이럴 땐 ‘DNA’ 투자 해야죠”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앞두고 1억원어치 마이너스 통장을 뚫었다는 회사원 A씨의 말이다. DNA 투자가 뭘까. 본능적으로 투자하라는 말일까. 돌아오는 답은 이랬다. “두 낫 에스크(Do Not Ask) 하라는 말이죠. 묻지 말고 무조건 들어가야 할 때라는 뜻입니다. 기자님도 이럴 때가 아니예요”

공모주 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가 ‘제2의 SK바이오팜’으로 꼽히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청약경쟁률이나 증거금 몰리는 수준이 SK바이오팜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기대감마저 나온다.

SK바이오팜이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대비 2배 수준에서 시초가가 정해지고, 시초가 대비 상한가까지 상승)을 기록하고 이틀 연속 상한가, 이후 이틀 또 상승하면서 공모가 대비 4배 이상 오르는 것을 지켜봤던 투자자들은 그 다음 초대형 공모주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를 놓치지 않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청약준비 실탄장전…CMA·예탁금 사상 최대

개인투자자들은 일단 융통 가능한 돈을 모두 끌어모아 청약 준비에 나섰다. 회사원 A씨는 “마이너스 통장 이자보다는 무조건 수익을 낸다는 확신이 있다”며 “주위에서도 모두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놓고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B씨의 생각도 같다. 그는 카카오게임즈 상장 예정 소식을 듣고 분산 돼 있던 여유자금을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계좌로 모으기 시작했다. 공모 청약 하루를 앞두고는 대출까지 고민 중이다. 이씨는 “SK바이오팜(326030)때 소량의 주식을 배정받아 실망했던 경험이 있다”며 “SK바이오팜보다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증권사 예탁금은 지난달 28일을 기준으로 54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역시 60조028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따상’ 하면…예금이자 130년치가 내손에

공모 초대어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탓이 크다. 예적금 금리가 1%를 밑도는 상황에서 이제 반강제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고, 그 중에서도 공모주는 단기간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지난달 31일 카카오게임즈는 희망 공모가 밴드(2만~2만4000원)의 최상단인 2만4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첫 거래일에 카카오게임즈가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에 성공한다면 6만2400원에 마감하게 된다. 공모배정을 받은 개인투자자라면 하루 만에 거래세(0.3%)를 제해도 159.7%의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만일 현 금리수준에서 예금에 이 돈을 넣어서 같은 수익률을 올리려면 얼마나 걸릴까.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7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연 0.82%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6년 1월 이후 최저치다. 1억원을 1년 동안 예금해도 받게 되는 이자는 82만원이다. 여기서 세금을 제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월 5만8000원꼴이다. 복리로 계산하면 무려 130년을 묵혀야 카카오게임즈 첫날 따상 수익률 정도를 올릴 수 있다. 예금으로는 돈을 굴린다기 보다 보관한다고 생각하는 게 편할 정도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준비하는 한 개인투자자는 “얼마 전 3년짜리 적금이 만기가 됐는데, 밥 한끼 먹으면 사라지는 수준의 이자에 오히려 좌절했다”며 “답은 주식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장외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카카오게임즈의 주당 가격은 6만원이 넘는다. 장외에서 거래되는 가격만 유지해도 성공인 셈이다.

SK바이오팜 경쟁률과 같다면…1억원 넣어 ‘24주’ 받는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6~27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1478대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상 최고 수치다. 앞서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326030)의 수요예측 경쟁률(836대1)도 훌쩍 넘어섰다.

단순히 경쟁률만 높았던 것도 아니다. 수요예측 참여 건수 1745건 중 약 78.28%에 달하는 1366건이 모두 밴드(2만~2만4000원)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써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희망가를 초과하지 않고 최상단으로 결정했다. 공모가 예상범위 이상에 청약한 기관도 상당수였고 의무보유 확약률도 58%에 달했다.

그럼에도 카카오게임즈는 처음에 제시했던 공모가를 넘지 않고 상단에서 결정했다. SK바이오팜이 첫날 따상을 기록한 후에도 며칠간 강세를 이어갔던 데에는 기관투자자들의 뜨거운 수요예측 열기에도 불구하고 공모가를 적정 수준에서 결정했다는 평가가 뒷받침됐었기 때문에 카카오게임즈의 상장후 주가 흐름에 대한 기대도 상당하다.

공모가 2만4000원에 청약을 진행하면 3840억원의 공모자금이 유입된다. 이 경우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1조7569억원에 달한다. 단박에 코스닥 시가총액 20위 안에 들어가게 된다.

개인의 투자 열기도 SK바이오팜과 비견될 정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아쉽게도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많은 주식을 배정받기는 힘들다. 만약 SK바이오팜의 경쟁률(323대 1)과 같다고 가정하면 1억원을 청약했을 때 24주를 배정받게 된다. 앞선 사례에 소개된 회사원 이씨처럼 3000만원을 투자했을 경우엔 7주를 받게 된다. 만약 청약 경쟁률이 500대 1로 높아진다면 1억원을 청약하면 16주를 받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K바이오팜 흥행 대박으로 IPO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증가했다”며 “또 다른 IPO ‘대어’라는 데 개인의 투자 심리를 자극 시킨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청약 어떻게 하나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청약은 9월 1~2일이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이다. KB증권은 인수회사를 맡았다. 청약을 하려면 이들 증권사의 계좌가 있어야 한다. 계좌가 없다면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으로 이들 증권사의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다만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만든다고 하면 9월 1일까지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청약 마지막 날인 2일에 개설된 영업점 계좌는 청약에 참여할 수 없다.

이들 증권사의 계좌가 있다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공모청약 화면을 찾아 진행하면 된다. 투자금이 넉넉하다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각각의 계좌에 청약 증거금을 넣는 것도 방법이다. 증권사별로 우수고객, 온라인고객, 일반고객에 따라 청약한도가 다르니 해당 증권사에 미리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만약 마음이 바뀌었다면 청약기간 중 취소도 가능하다. 다만 청약마감 이후에는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증권가 리서치센터에서 전망하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가는 주당 3만원 안팎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는 3만2000원으로 공모가 밴드 상단 대비 33%의 상승여력을 갖고 있다”며 “국내 게임업종 대비 프리미엄이 정당화되려면 자체 개발 능력 강화와 다양한 지식재산권(IP)소싱, 상장 이후 신작 출시를 통한 체력 레벨업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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