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법원 "멍완저우 혐의, 加서도 범죄"…美인도 가능성↑

加법원 멍완저우 '이중범죄' 인정…이제 2단계 심리로
사실상 美손들어준 셈…외신 "美송환 가능성 높아져"
中 "심각한 정치적 사건" 반발…"당장 석방하라" 촉구
  • 등록 2020-05-28 오후 12:16:04

    수정 2020-05-28 오후 12:16:03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캐나다 법원이 멍완저우(48) 화웨이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미국 인도 여부를 다투는 재판에서 미국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멍 부회장의 미국 송환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은 이날 미국 검찰이 캐나다 사법당국에 기소한 멍 부회장의 범죄 혐의가 “이중범죄(double criminality)에 대한 캐나다의 범죄인 인도기준에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이중범죄는 피의자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타국에 인도되기 위해서는 그의 혐의가 체포된 국가에서도 범죄행위로 인정돼야 한다는 개념이다.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인도하려면 그의 혐의가 캐나다에서도 범죄가 돼야 한다는 것인데, 캐나다 법원이 “그렇다”고 본 것이다.

멍 부회장 측은 그간 “대(對)이란 제재 관련 법이 없는 캐나다에선 범죄가 아니다”라며 이중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캐나다 검찰은 대이란 제재와는 무관하게 그가 저지른 사기 행위는 캐나다에서도 범죄라고 반박했다. 이날 판결은 검찰 측 의견을 수용한 결과로 사실상 미국 측 손을 들어준 셈이다.

재판을 맡은 헤더 홈스 판사는 “멍 부회장 측의 주장은 (대이란 제재 위반 외에도) 사기죄 등과 같은 경제 범죄와 관련한 범죄인 인도에 있어 캐나다의 국제적 의무이행 능력을 심각히 제한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NN은 “캐나다 법원이 멍 부회장의 혐의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이 멍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가 캐나다에서도 범죄라는 것을 입증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멍 부회장은 앞서 지난 2018년 12월 1일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 벤쿠버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미국은 멍 부회장이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하는 등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기술 탈취, 사법 방해, 금융사기 등을 저질렀다며 총 13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아울러 캐나다와 맺은 조약에 근거해 캐나다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공식 요청했다.

멍 부회장은 체포된 이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약 18개월 동안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며 재판을 받아 왔다. 그는 현재 중국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지만 이날 캐나다 법원이 이중범죄를 인정하면서 미국 송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판결로 멍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2단계 심리로 넘어가게 됐으며, 다음 재판은 다음 달 열릴 전망이다. 다음 심리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멍 부회장 체포 당시 위법행위를 저질렀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멍 부회장의 최종 변론은 이르면 올해 9월 말~10월 초로 예상되며, 미국 인도 여부에 대한 최종 결과는 연말께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캐나다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올해 연말 멍 부회장의 사기죄 증거가 범죄인 인도조약 규정에 충족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변론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중국과 화웨이는 강력 반발하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오리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판결 이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남용해 중국인의 권익을 침해하고 있는 심각한 정치적 사건”이라며 “캐나다는 지금 당장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멍 부회장을 석방하지 않으면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도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도 “중국은 멍 부회장에 대한 캐나다 법원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하며 단호히 반대한다”며 “심각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나다가 화웨이와 중국의 첨단기술기업을 무너뜨리려는 미국의 노력에 동참했다”고 비판했다. 화웨이는 “캐나다 법원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캐나다 사법부가 멍 부회장의 결백을 증명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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