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文대통령 "日수출규제 피해 지원 예산, 추경에 반영하겠다"

10일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서 밝혀
"日수출제한 대응책 마련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
"日, 더 이상 막다른 길로 가지 말라" 발언 수위 높여
"기업 최고경영자·경제부총리·정책실장 상시 소통체제 구축"
  • 등록 2019-07-10 오전 11:45:07

    수정 2019-07-10 오전 11:53:25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30대 기업을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을 포함해 총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30개사와 경제단체 4곳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인한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이번 추경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제한 조치의 철회와 대응책 마련에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에 대한 발언 수위도 높였다. 지난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 정부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 철회와 성의있는 협의를 촉구한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 정부가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며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아무런 근거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례 없는 비상 상황인 만큼 정부와 기업이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민관 비상 대응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와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이 상시 소통체제를 구축하고 장·차관급 범정부지원체제를 운영해 단기적 대책과 근본적 대책을 함께 세우고 협력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단기 대책으로는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수입처의 다변화와 국내 생산의 확대, 또 해외 원천기술의 도입 등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며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필요할 경우 그 절차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계에 대해 “정부만으로는 안 되고, 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특히 대기업의 협력을 당부드린다”며 “부품·소재 공동개발이나 공동구입을 비롯한 수요기업 간 협력과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발언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리 경제가 엄중한 상황 속에서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최고 경영자 여러분을 모시고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그런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요청이었는데 이렇게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는 그런 자리이기 때문에 제 인사는 되도록 짧게 하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 경제는 내부적인 요인에 더해 대외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보호무역주의와 강대국 간의 무역 갈등이 국제 교역을 위축시키고, 세계 경제의 둔화 폭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데, 거기에 일본의 수출 제한조치가 더해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제한 조치의 철회와 대응책 마련에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화답해 주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아무런 근거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양국의 경제에도, 이롭지 않은 것은 물론입니다. 당연히 세계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국제적인 공조도 함께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고 타개해나갈지 여러분의 말씀을 경청하고자 합니다. 정부와 기업 간에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제 생각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전례 없는 비상 상황인 만큼, 그런 만큼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이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민관 비상 대응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와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이 상시 소통체제를 구축하고, 장·차관급 범정부지원체제를 운영을 해서, 단기적 대책과 근본적 대책을 함께 세우고 협력해나가자는 것입니다.

단기적 대책으로는,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수입처의 다변화와 국내 생산의 확대 또 해외 원천기술의 도입 등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필요할 경우 그 절차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하겠습니다. 빠른 기술개발과 실증, 공정테스트 등을 위해서 시급히 필요한 예산은 국회의 협조를 구해 이번 추경예산에 반영하겠습니다. 국회도 필요한 협력을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이번 일이 어떻게 끝나든, 이번 일을 우리 주력산업의 핵심기술, 핵심부품, 소재, 장비의 국산화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합니다. 정부는 부품·소재, 장비산업의 육성과 국산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리겠습니다. 세제와 금융 등의 가용자원도 총동원할 것입니다.

정부만으로는 안 되고, 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대기업의 협력을 당부드립니다.

부품·소재 공동개발이나 공동구입을 비롯한 수요기업 간 협력과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은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하고, 오히려 우리 경제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만남이 걱정하시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늘 그래왔듯이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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