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청년 세대 사이에선 자존감이 최대 이슈다.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된 사회에서 남과 나의 비교를 부추기는 SNS 문화까지 확산되면서 이상(理想)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부정하고 책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사회 흐름 속에서 ‘안정적인 직장’, ‘인 서울 대학교’ 등 사회가 주입한 이상적 기준을 따르다 보니 ‘진짜 나’를 잃고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서점이나 SNS 상에서는 <자존감 수업>,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신경 끄기의 기술>등 나만의 삶과 행복을 찾기 위한 심리학 서적과 에세이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사회 흐름은 디지털 콘텐츠에도 반영됐다. 미내플, 오마르의 삶, 구도쉘리 등 자신의 인생관과 철학이 뚜렷한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의 영상은 시각적 화려함을 뽐내거나 유행하는 소재를 다루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 것도, 혼을 빼는 유머를 뽐내는 것도 아니다. 카메라 앞에 앉아 사회와 인생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 태도를 말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에 열광한다. 이들의 영상을 통해 인생 비법을 얻었다거나 감정적으로 위로를 받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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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뷰티, 패션 등 물질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넘어 삶의 가치관, 신념 등 답이 정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실용적 정보를 구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JTBC의 TV 프로그램 <마녀사냥>은 연애에 대해 솔직한 토크를 진행해 인기를 끌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사랑마저 효율적으로 답을 구하려는 현대사회의 속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런 콘텐츠 소비 행태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마음근육을 단련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진정한 자아를 알고, 감정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타인의 가치관을 참고하고 공감하는 수준을 넘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판단을 맡겨버리는 것은 또 다른 자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효율성에 익숙해진 현대 사회 안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감정마저 소비로 이어지는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