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2014]월드컵 응원전 전국이 '붉은 물결'

  • 등록 2014-06-18 오후 4:53:43

    수정 2014-06-18 오후 5:17:50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로 응원 나온 시민들이 후반전에 투입된 이근호 선수가 골을 터트리자 ‘대~한민국’을 외치며 기뻐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용운·유선준·박보희 기자] 차분했지만 뜨거웠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가 열린 18일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새벽부터 거리 응원전을 펼친 시민들은 경기가 1대1 무승부로 끝나자 아쉬움 속에 다음 경기의 승전보를 기대하며 출근길 인파 속으로 흩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과 영동대로에선 ‘어게인 2002’를 꿈꾸는 붉은악마들의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다. 광화문광장에는 경찰 추산 7000여명, 영동대로에는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대형 전광판을 통해 지켜봤다.

“무승부 아쉽지만 잘 싸웠다”

러시아전 첫 경기 중계시간은 오전 7~9시. 직장인과 학생들의 출근 및 등교 시간대와 겹치는 바람에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세계적 명물로 떠오른 붉은악마의 거리 응원전은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 거리 응원의 성지인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세월호 분향소가 차려져 있어 응원 장소가 광화문으로 옮겨진 것도 영향을 줬다. 규모는 줄었지만 열기는 여전했다.

충남 아산에서 올라왔다는 박준철(20)씨는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 정말 아쉽지만 뜨거운 응원전에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겠다”며 “한국팀이 가나와의 평가전 패배를 딛고 선전을 한 만큼 다음 경기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한국 특유의 거리 응원을 체험하기 위해 현장에 나온 외국인과 지방에서 상경한 열성팬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서울 시민들과 어깨를 걸고 ‘대~한민국’을 함께 외쳤다. 캐나다 출신의 벤자민(28)씨는 “한국에 온 지 3년째 됐다”며 “모두 어울려 응원하는 거리 응원전 경험을 하고 싶어 광화문광장에 나왔다”며 “월드컵뿐만 아니라 거리 응원전도 볼만했다”고 말했다.

영동대로의 거리 응원전에 참여한 대학생 최성은(21)씨는 “오늘 마침 강의가 없어 어젯밤 10시부터 나와 응원했다”며 “거리에서 함께 응원전을 펼치니 기분이 무척 좋다“고 말했다. 잠시나마 거리 응원에 동참하고 싶어 평소 출근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선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삼성동에 직장이 있는 박성기(29)씨는 “출근시간이 오전 8시30분이어서 잠깐만이라도 영동대로 거리 응원에 참여하고 싶어 일찍 나왔다”며 “응원을 마치지 못하고 출근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성숙한 시민의식도 ‘감동’

거리 응원단의 성숙한 시민의식도 돋보였다. 4년 전 독일 월드컵 응원전처럼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거나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등 과도한 뒤풀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직접 쓰레기 봉투를 들고 응원장의 쓰레기를 정리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우려했던 출근길 교통대란도 없었다. 당초 예상보다 거리 응원에 참여한 시민들이 적었던 데다 출근길 시민들과 거리 응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들과 이동 시간대가 어긋나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 옆 세종로는 전면 통제 대신 부분 통제를 실시해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다. 다만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서울시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2호선 삼성역에서 전동차를 이날 오전 9시부터 30분간 무정차로 통과시켰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해 수원 월드컵 경기장,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충북대 운동장 등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은 거리 응원을 펼쳤다. 이처럼 각지에서 거리 응원이 펼쳐졌지만 응원전에 참여한 시민들이 스스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붉은악마 회원들이 응원장 주변을 뒷정리하는 등 성숙한 응원문화를 선보였다.

영동대로에서 붉은악마 회원들의 거리 청소를 돕던 이용구 편의점 CU(씨유) 마케팅부 주임(30)은 “회사 차원에서 대학생들을 모집해 같이 응원하고 끝나면 뒷정리하는 봉사단을 만들었다”며 “영동대로뿐 아니라 광화문에서도 단원들이 함께 뒷정리를 도왔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쇠백로가 낚아챈 것
  • 이영애, 남편과 '속닥속닥'
  • 김희애 각선미
  • 인간 복숭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