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경제학]"듣자마자 ‘현대차’ 떠올릴 소리 만들고 싶어요"

[인터뷰]박도영 현대차 사운드리서치랩 책임연구원
  • 등록 2013-06-27 오후 4:53:22

    수정 2013-06-27 오후 5:49:44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박도영(사진)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사운드리서치랩 책임연구원은 평생을 음악과 함께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항상 음악을 곁에 두고 살았다.

클래식 작곡으로 음악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피아노와 함께 했고 대학을 다니면서 가야금과 바이올린도 배웠다. 군 입대 후에도 군악대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오케스트라 편곡과 지휘, 락밴드 활동 등을 했다. 클래식부터 대중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을 섭렵한 박 연구원은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됐으면 했다.

박도영 책임연구원은 처음 휴대폰 소리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 국민의 반은 알고 있을 LG전자 휴대폰의 ‘문자왔숑’ 알림음을 만든 팀에서 소리를 개
박도영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사운드리서치랩 책임연구원.
발했다.

그는 “내가 음악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들리게 한다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면에서 휴대폰이나 자동차에 내가 만들어낸 소리가 담겨 전 세계에서 울린다고 생각하면 상당한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사실 자동차회사가 소리를 연구하고 개발한다는 사실은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고서는 잘 알지 못한다. 박 책임연구원은 “자동차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소리는 다양한 상황과 정보를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소리는 전방향성이라는 특징때문에 탑승자가 눈을 감고 있어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활용도가 크다”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들이 엔진소리도 소음을 단순히 줄이기보다 증폭시켜 하나의 음악처럼 운전자에게 긍정적인 드라이빙 감성을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요즘 트렌드라고 한다. 소리만으로도 자동차의 성격을 전달할 수 있어서다.

박 책임연구원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공간 사운드(sound ambience)이다.

그는 “소리를 어떻게 디자인하는 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소리를 온전히 편안하게 들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라며 “아직 아는 것이 많지 않아 공부 중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공간의 소리를 디자인하고 싶다”는 장래의 꿈도 밝혔다.

박 책임연구원이 요즘 수시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브랜드를 상징하는 징글음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현대차와 기아차만의 다양한 소리 뿐만 아니라 특정 공간에서 울려 현대와 기아를 알리는 사운드스케이프를 만들고 싶어요. 방향지시등부터 이런 사운드스케이프까지 다양한 방식의 소리에 현대와 기아의 브랜드 방향성과 철학을 녹여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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