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GM 'AMPC 공유' 기싸움…김동명 "마무리 안 돼"

배터리협회장 취임식서 발언
AMPC 규모 수조원 달해 줄다리기
공유 비율 및 협력방안 조율 중
  • 등록 2024-02-15 오후 1:23:52

    수정 2024-02-15 오후 1:32:16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AMPC(생산세액공제) 보조금을 공유하는 방안을 두고 “현재 논의 중이며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김 사장은 한국배터리산업협회(KBIA)의 새로운 회장으로 취임하는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AMPC 공유 문제는 최근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의 최대 화두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 보조금 수혜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다 보니 이를 둘러싸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지는 것이다.

AMPC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배터리 등 주요 제품의 제조를 미국에서 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22년 8월 IRA를 제정하며 해외 기업의 자국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배터리 업체들은 배터리 셀 제조 시 35달러(1㎾h 기준), 배터리 모듈 제조 시 45달러(1㎾h 기준)를 지원받는다. 그런데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터리를 납품받는 GM이 이 보조금을 나눠달라고 요구하며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실제로 지난해 8월 파나소닉은 미국 정부로부터 받는 AMPC 규모가 450억엔이라고 밝히고 이중 절반을 완성차업체와 나누겠다고 했다. 파나소닉의 경우 JV 형태가 아니라 단독 공장인데도 불구하고 AMPC 보조금 공유를 선언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분율이 5대 5인 합작공장의 경우에도 완성차업체들이 지분율을 상회하는 보조금을 요구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의 보조금 공유와 유동성 조기 확보를 위해 AMPC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AMPC 보조금을 받는 권리를 제 3자에게 미리 매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태양광 업체 퍼스트 솔라(First Soalr)는 지난달 금융결제업체 파이서브(Fiserv)에 AMPC를 약 4% 할인된 7억달러(약 92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AMPC를 공유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판가, 물량, 공급계약 기간 등 앞으로 GM과의 관계를 고려해 공유 자체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김 사장의 이날 발언을 감안하면 단순 AMPC 공유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사업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날 김 사장은 협회 회장 취임사에서 “지난해 공급망 분절 등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K-배터리는 1000조원의 수주잔고 기록했다“며 ”올해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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